[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와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8일 국회 정보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서 각각 개최된다. 지금까지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후보자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 2명 뿐이다. 야권은 남 후보자와 신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덕성과 정책 등 양대 분야에서 고강도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남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당초 18∼19일 이틀간 18일은 개인 신상관련 사항으로, 19일은 정책관련 사항에 대해 비공개로 진행키로 했다가 18일 하루 동안 개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공개청문회로 남 내정자의 도덕성을 비롯한 신상 문제가, 오후 4시 이후부터는 비공개로 정책 분야가 각각 다뤄질 예정이다. 정보위는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남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
야권은 공개 청문회에서는 남 후보자의 투기의혹 등 도덕성검증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와 투기과열 지역이었던 위례 신도시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한 것을 두고 투기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남 후보자가 2003년 구입한 용인의 아파트는 분양가가 3억2000여만원이었으나 이후 8억원 가까이 치솟았던 것이 투기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와 새누리당은 명예를 고의적으로 손상시키는 행위라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아울러 ▲육군참모총장 재직 당시인 2004년 11월경 부인 명의로 경춘고속도로 착공을 앞두고 강원도 홍천군 땅을 매입한 사실 ▲ 2003년 5월23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아파트를 구입했음에도 거주하지 않은 점 ▲전역을 앞둔 2005년 3월 서울 문정동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한 배경 ▲작년 위례신도시 택지개발지구 내 민영아파트 분양권을 부인과 공동 지분 형태로 매입한 사실 등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신제윤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녀 유학비용의 자금출처와 업무추진비의 전용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09년부터 중학생 딸을 미국에 있는 사립 기숙학교에 조기유학 보내면서 1억5000만 원을 지출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신 후보자의 당시 수입과 가족생활비 등을 감안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부인이 동네 공부방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서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17일 보도자료에서 신 후보자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시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허위로 신고해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측은 실무자의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김 기식 의원은 또 신 후보자가 외부 강연을 통해 금융위원장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던 2011년 1342만원의 기타소득이 발생했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인 2012년에도 990만원의 강연료 수입을 거두었다면서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민병두 의원은 신 후보자가 집과 직장이 모두 과천이었던 기획재정부 차관보 시절 관용차량이었던 체어맨을 운영하면서 1년 6개월(537일) 동안 주유비가 2000만원인 넘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민 의원은 기재부 차관 시절에, 해외출장 중이었던 기간에도 주유비의 결제가 이뤄졌다면서 관용차량의 주유비를 통한 '사적 유용' 의혹가능성을 제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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