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홀 티 샷에서 흔히 느끼는 초조함을 '퍼스트 홀 지터스(First hole jitters)'라고 표현한다.
다른 말로 '퍼스트 티 지터스(First tee jitters)'다. 지터스는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을 앞두고 느끼는 초조한 감정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첫 홀 신경과민 증후군'이다. 결혼식을 앞둔 신랑 신부의 첫날밤에 대한 기대감도 이렇게 말한다. 비행기 조종사의 첫 비행 불안감은 '퍼스트 플라이트 지터스(First flight jitters)'다. 사격선수나 양궁선수의 첫 발, 투수의 첫 투구, 복싱선수의 1라운드도 다르지 않다.
골프든 인생이든 첫 번째로 시작하는 행동은 언제나 불안함을 동반한다. 프로와 아마추어골퍼를 막론하고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어드레스를 취하면 먼저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해져 긴장하게 된다.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갤러리까지 지켜보고 있다면 어떨까. 평소 스윙감각까지 잊어버리고,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결국 미스 샷으로 이어진다.
첫 홀 티 샷이 창공을 가르면 정신적으로 편안해질 뿐만 아니라 동반자의 기선제압에도 그만이다. 미국의 골프고수들이 "Well begun is half done(시작이 좋으면 반이 끝난 것과 다름없다)"고 칭찬하는 까닭이다. 골프는 심리적 운동이라 아마추어골퍼의 경우 첫 홀에서의 드라이브 샷은 실제 18홀 내내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첫 홀 불안감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샷 전에는 크게 들숨과 날숨을 쉬며 호흡을 조절하고, 스트레칭을 통해 목과 어깨와 허리, 손목 등을 가볍게 풀어 준다. 몸이 유연해지면서 근육의 경직상태가 풀어지면 긴장감도 상당 부분 완화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연습장을 들르는 것도 방법이다. 충분히 연습을 하고 첫 번째 티잉그라운드로 올라가면 타구감을 기억해 불안감 해소 효과도 있다. 비거리에 욕심내지 말고 공을 페어웨이에만 보낸다는 생각으로 평소보다 스윙스피드를 천천히 가져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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