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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女 간부사원 "유리천정 아직 남아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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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국내 대기업들이 여성 인력들의 중요성을 외치며 여성 인력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대기업들의 여자 간부사원들은 유리천정(여성 인력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깨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10일 국내 대기업 여자 간부사원 두명을 인터뷰 해본 결과 지난해 마케팅, 연구개발, 디자인 등 전문 분야에서는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재무, 인사, 전략기획 등의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여성 임원 배출이 없어 유리천정에 대한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수년전부터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다. 어린이집을 만들고 육아휴직시 여성 인력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사상 불이익을 금지하고 있다. 성별보다 능력을 중요시 하는 풍조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두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부장 A씨와 B씨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선 경력직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며 임원 승진에 성공했지만 여성이라는 특성을 살릴 수 없는 스텝 조직에선 여전히 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A씨는 "국내 대기업들의 여성 임원들은 경력직인 경우가 많다"면서 "대부분 마케팅과 연구개발 관련 인력들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나 치밀함 등이 요구되는 분야에 한정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에 출장을 나가보면 인사, 재무, 홍보 등 스텝 분야에서의 여성 임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면서 "여성들이 공채를 통해 차별없이 입사하게 된지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런 일반적인 분야서도 임원 승진자들이 등장해야 유리천정을 깼다는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B씨 역시 "우리회사도 수년전부터 여성 인력들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A씨의 회사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사내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하는 영역과 남성이 해야 하는 영역으로 분류가 되는데 아직 구성원들의 인식이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씨와 B씨의 말처럼 국내 대기업들은 여성 임원들의 수를 크게 늘리고 있지만 특화된 분야에 한정돼 있다. 상당수 여성 임원들은 외국계 회사 임원을 역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여성 간부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외국계 회사에 몇년간 몸담았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낫다는 얘기까지도 나온다.


A씨는 "남성과 여성이 동일하게 경쟁해야 하는 부서에선 여성들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면서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성을 가리지 않고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B씨 역시 "국내 대기업 인사 부문에는 여성 임원이 거의 전무한 상황인데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핵심 업무를 맡기지 않아 능력을 입증해 보일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면서 "일부 임원들의 경우 여성은 결혼하고 육아를 책임지게 되면 일에 소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아 서운할때가 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가 느끼는 유리천정은 여전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선 공감했다. B씨가 다니는 회사에선 재무와 인사 부문에서 여성 팀장이 등장했다. 임원 승진을 곧 앞두고 있어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 후년이면 스텝 부서에서 여성 임원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B씨는 "인식 변화가 여전히 필요하지만 사내에서 계속 좋은 소식이 들린다"면서 "재무와 인사 부문에서 여성 팀장이 등장하고 승진을 앞두고 있는데 여성 인력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도록 꼭 승진에 성공해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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