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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코레일의 '거부할 수밖에 없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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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코레일의 '거부할 수밖에 없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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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지난달 27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빌딩에서 열린 용산역세권 개발 시행사 '드림허브' 이사회를 마치고 코레일 이사들이 몰려나왔다.


이들은 코레일이 제안한 4조원 규모의 증자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되자 "랜드마크 빌딩 2차 계약금 4161억원 지급을 민간출자사들의 출자 결정 이후에 할 것"이라고 했다. 용산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 부도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물산이 1조4000억원을 출자하면 긴급자금 성격의 계약금을 납입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이었다.

그런데 이는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으로서는 '거부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다. 삼성물산이 1조4000억원을 출자하려면 대가로 용산개발 사업권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용산개발 사업이 4조원 이상의 적자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제안을 거부할 경우 삼성물산 입장에선 출자금 640억원과 1조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이 무산되는 부담이 있을 것이란 코레일의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누구도 긴급자금을 내놓지 않으면 드림허브 부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코레일의 오판이란 지적이 나온다. 수익을 매출의 6%인 840억원으로 본다면 최근의 경기상황은 1조4000억원의 추가 출자를 감수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의 제안에 대해 삼성물산 고위관계자는 "삼성 단독으로 부담하기 힘든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5일 후속 이사회는 사실상 코레일의 최후통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증자안 수용 없이는 어떤 단기자금 지원도 불가하다"며 "(삼성이) 기업 이익이 아니라 국가 경제 차원에서 접근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증자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단기자금 마련을 위한 5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등 주요 안건만 다뤄졌다. 코레일은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에서 마피아 보스인 돈 꼴레오네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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