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랑스)=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오는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주말 출국했다. 유럽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거 참석하는 세계적인 모터쇼로 손꼽히는 만큼 유럽 시장 상황과 신차 출시 경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모터쇼를 참관하기 위해 출국했다. 제네바모터쇼는 파리모터쇼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달리 중립국가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세계적인 자동차 행사인만큼 경쟁사들의 동향을 살피기에 안성맞춤이다.
정 부회장이 유럽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가한 것은 지난 2011년 9월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이후 16개월만이다. 그는 그동안 신흥국가에서 열리는 중소규모의 모터쇼에 참석해 신시장 개척을 위한 행보에 집중해왔다.
정 부회장의 이번 제네바모터쇼 방문길에는 지난해 11월 남양연구소 연구개발본부장에 오른 권문식 사장을 비롯해 임탁욱 해외영업본부장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글로벌 메이커들이 대거 참석하는 모터쇼는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라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유럽판매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올해 시장점유율 3.5%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가 유럽시장에서 달성한 점유율 3.45%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년 신장폭 6%포인트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최근 유럽 자동차 업황 등을 감안할 때 공격적인 목표다.
올들어 출발은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1월 유럽 시장 점유율은 6.2%로 폭스바겐그룹(24.4%), 푸조-시트로엥그룹(11.4%), 르노(8.4%), GM(7.6%), 포드(6.7%), 피아트그룹(6.6%), BMW그룹(6.2%)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유럽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13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판매대수를 끌어올리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대수도 지난해 기록한 43만대에 크게 못미치는 40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메이커에 비해 신차가 많이 않은 상황"이라며 "양적성장 보다는 질적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올해 유럽시장 공략 포인트를 판매대수가 아닌 점유율 수성에 뒀다. 기아차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월드프리미어로 3도어 해치백 콘셉트카를 비롯해 프로씨드GT, 씨드GT 등을 연내 유럽 시장에 투입해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롱바디와 투산ix 등을 투입해 스포츠 유틸리티(SUV)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에 대한 투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이탈리아 북부 피에메지방에서 열리는 '노르딕 월드 스키 챔피언십'에 경기 운영 지원용 차량 37대를 지원한 것도 이같은 투자계획의 일환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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