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중국 동포들을 상대로 수십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지방경찰청 외사계는 18일 ‘급전을 빌려주면 고리를 주겠다’며 중국 동포들에게 수십억원을 빌려 가로챈 혐의(특정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김모(53)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2009년 12월께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중국 동포 집성촌에 양말공장을 차려놓고 “양말 공장을 확장하는 데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 빌려주면 월 2.5% 이자로 3개월 안에 갚겠다”고 속여 중국 동포 18명 등에게 11억 3800만원을 빌려 갚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국내에 있는 자신 명의의 유령회사로 중국 동포들게 빌린 돈을 빼돌려 2011년 8월께 도피성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피해를 당한 중국 동포 대부분은 가정이 파탄되고, 심지어 홧병을 얻어 숨진 사례까지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해외 파견 주재관(중국 심양)으로부터 중국 현지 회사 사정 및 회사 관계자를 통해 진술을 확보하는 등 국제 공조수사끝에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김씨가 중국 동포 60여명으로부터 80억원대 빚을 갖지 않아 원성이 높다는 선양 총영사관의 외무보고서 내용 등으로 미뤄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광주경찰청 고재만 외사계장은 “김씨에게 거액을 사기당한 조선족 집성촌의 동포들이 ‘피땀 흘려 평생 모은 재산을 빼앗겼다’며 김씨와 조국을 원망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피해자의 딱한 사정을 듣고 국내에 있는 일부 피해자의 진술 등을 확보해 김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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