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승미 기자]여야는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인선을 완료하고 설 연휴 직후부터 인사청문회 준비와 함께 정 후보자에 대한 고강도 검증에 착수한다.
인사청문특위는 오는 13일 원유철 위원장과 새누리당 홍일표·민주통합당 민병두 간사가 참여한 가운데 국회 귀빈식당에서 첫 모임을 갖고 향후 일정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원유철 의원을 위원장, 홍일표 의원을 간사로서 이진복 김희정 신동우 이완영 이장우 의원 등 7명의 위원을 선임했다. 민주당은 민병두 의원을 간사로 전병헌 이춘석 최민희 홍익표 의원 등 5명의 위원을 선임했다.
민주당은 1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인사청문위원 간담회를 갖고 정 후보자에 대한 고강도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새 정부 출범에 지장이 없게 하지만 충분히 검증하겠다는 점을 원칙으로 삼았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정 후보자에 대해 ▲책임총리 대(對) 보필총리▲돌파형 대 포섭형 ▲정의 대 불의에 타협 ▲도덕 대 부도덕 등 4대 포인트에 맞춰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정 후보자가 살아온 인생, 경력을 볼 때 굉장히 좁게 살아오신 거 같다"면서 "포괄적인 국정운영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보단 검사 재직 30년이 거의 대부분의 인생 경력인 것 같은데 그래서 책임총리로서 과연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또 "경제민주화, 복지확대는 지난 대선에서 시대정신이었는데 최근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많이 후퇴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기득권 세력의 반발에 대해서 돌파를 할 수 있느냐, 포획되는 총리냐 하는 것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과거 정 후보자가 의정부 법조비리사건 담당 검사를 하면서 뇌물공여죄에대해 포괄적으로 인정되지만 사법부 권위를 존중하기 위해 징계조건부 기소유예를 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민 의원은 "이것은 마치 성공한 쿠데타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지금도 유지한다면 과연 사법개혁, 검찰개혁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인지, 또 평등과 정의라는 사법의 기본 정신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인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외에도 ▲국회 노동위 돈봉투 사건▲국정원의 지난 댓글사건과 과거 안기부의 북풍공작에 대한 입장 ▲아들의 병역면제와 관련된 의혹 ▲변호사 시절 예금이 갑작스럽게 5억 원 증액된 과정 등도 검증대상에 포함시키고 이른 시일 내에 질의서와 증인및 참고인 명단을 작성해 여당과 협의키로 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부 출범일까지 보면 12일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한다고 해도 (당초 여야가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26일에 통과시킬 수 있을지(우려된다)"면서 "법적 인사청문기한을 감안할 때 인사청문특위 활동이 이미 제약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위해 관련법 개정안 처리 등 의회 차원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도 "박 당선인과 인수위 역시 국회 심의ㆍ의결권을 존중해 처리 압박을 위한 무리수는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정 후보자와 관련, 도덕성은 병역특혜,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등을 위주로 살펴보고, 직무수행 능력과 관련해서는 책임총리로서의 국정 운영 역량을 집중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위주의, 철권통치를 경험한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볼 때 집권적, 명령적 국정운영에 대한 염려가 있다며 책임총리로서 행정 각부의 자율성을보장하고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역량이 있는지 잘 살피겠다고도 덧붙였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이번 명절 가장 관심이 많았던 정치이슈가 정홍원 총리후보 지명이었는데 벌써 일부 언론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 총리실의 해명과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아들 병역의혹, 재산 의혹 등 의혹제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조인 출신이며, 일명 '친박공천'의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정홍원 후보자가 책임총리제 실시에 걸 맞는 초대인물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면서 "민주당은 제기된 의혹과 총리 적합도에 대해 인사청문회팀에서 꼼꼼히 검증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번 인사 또한 돌려막기식 재활용식 인사"라면서 "인수위원장이었던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에 이어 새누리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정홍원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당선인의 인재풀에 대한 여러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정 후보자가 30여년의 검찰생활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확고한 국가관, 창의적 업무처리, 원만한 인품으로 국무총리로서의 자질과 역량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도 정 후보자가 총리로서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분인지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과 기준에 따라 꼼꼼히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원유철 인사청무특위 위원장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중요한 시기에 무거운 자리를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검증을 바탕으로 새로운 총리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의 국정수행능력과 도덕성, 비전을 갖추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국회 인사청문회의 모범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여야 청문위원님들과 함께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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