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인 비제이 싱(피지)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져 프로골프계가 온통 술렁거렸습니다.
싱이 사용한 IGF-1은 'insulin like growth factor', 다시 말해 인슐린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성장인자로 성장호르몬에 의해 분비되고 조절됩니다. 바로 싱이 사용한 녹용 스프레이에 이 물질이 함유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싱은 물론 "스프레이에 금지약물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싱의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선수들은 자신이 사용한 약물에 도핑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복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녹용에는 특히 도핑에 문제되는 성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성장호르몬은 보통 항노화 요법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할리우드 스타들이 '만년 청춘'인 비결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성장호르몬은 20대 이후부터 점차 감소해 60대에는 절반 정도로 떨어집니다. 노화의 주범이지요. 근력약화와 복부 비만, 불면증, 성기능 저하, 심혈관 질환 등과도 직결됩니다. 최근에는 성장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통해 노화를 억제시키고 이런 증상들을 호전시키죠. 호르몬 치료는 상당히 효과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금기되는 경우도 있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K씨는 65세 남성으로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업가입니다. 1년 전부터 만성피로와 만성 통증으로 시달려 내원했지요. 원래 골프도 즐겨했지만 드라이버 비거리가 갈수록 줄고 라운드 후에는 심한 피로를 느껴 점점 멀리하게 됐다고 합니다. 근육운동도 힘들어서 지금은 아예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신체적 나이를 알아보는 생체 나이 검사를 해보니 72세, 다른 검사상 이상이 없어 성장호르몬 치료를 처방했습니다. K씨는 그러자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좋아지고 근육이 붙게 되어 잃어버린 비거리까지 되찾았다며 만족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호르몬은 시니어 골퍼에게 노화를 예방하는 것 외에도 생활에 활력을 주면서 골프에서의 스코어를 위해서도 치료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송태식 웰정형외과원장(www.wellclini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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