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갈등 부진 딛고 두자릿수 판매율 회복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일본 제조업의 대들보격인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동차업체들이 지난 1월 중국 시장에서 5개월만에 두자릿수 판매증가율을 회복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열도) 국유화선언 이후 벌어진 중국·일본 간 영토분쟁 여파로 부진에 시달렸던 일본 자동차업계가 연초부터 좋은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닛산자동차는 1월 중국시장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11만5700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혼다자동차도 중국 현지 합작사를 통한 판매대수가 22% 늘어난 4만7248대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지난달 중국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20~30%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오는 주말 1월 판매량 공식집계를 발표한다.
이같은 판매량 증가는 중국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가 2월로 밀려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춘제 연휴는 1주일이나 되기에 이 기간 중에는 각종 경제활동이 중단되며 자동차판매량도 통상적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춘제가 1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2월이다 보니 1월 자동차판매실적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외에도 영유권 분쟁 이슈가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이슈에서 밀려나고,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갖가지 할인 및 보상판매 등을 펼치며 필사적으로 노력한 데다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 제조업계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것도 일정 부분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업계가 영토분쟁 이전 수준까지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 중국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의 장신 애널리스트는 “일본 자동차기업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긴 했지만, 올해 중국 시장에서 다시 살아날 거라고 낙관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본 업계의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16.4%에 머물러 2011년 19.4%보다 크게 감소한 상태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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