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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雪戰 "하필 설대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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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雪戰 "하필 설대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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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금일 15시21분 배송 예정이나 날씨 관계로 부득이 지연될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00백화점."

택배기사 김성수씨는 4일 눈이 내리자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오전 6시에 출근했다. 배송 물량이 많아 서둘러 상차작업을 마친 뒤 9시 배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 배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골목길이나 비탈길의 경우 평소보다 시간이 두 배 가량 걸렸다. 그는 "평소 1배송에서 명절 때는 3배송까지 나서야 배송량이 겨우 소화된다"며 "오늘 같은 배송속도로는 2배송이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1배송은 1톤 트럭으로 한 차를 실어 나르는 량(150상자)을 의미한다.


눈 폭탄에 설 연휴간 택배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택배기사도 부족한데, 길까지 얼어붙어 설 선물 배송에 큰 어려움이 닥쳤다. 택배회사들은 본사 직원들까지 총동원해 택배 배송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4일 서울에 16cm규모 눈 폭탄이 떨어졌다. 이날 오전 6시까지 서울은 16.5㎝의 눈이 쌓였다. 이어 문산 14.5㎝, 인천 14.4㎝, 춘천 12.2㎝ 수원 9.2㎝, 원주 6.5㎝ 등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서울에 이같은 폭설이 내린 것은 2001년 2월15일 23.4cm의 눈 폭탄이 쏟아진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하지만 눈발은 멈추지 않고 있다. 폭설에 기온도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도로 곳곳은 얼어붙었다. 이날 오후부터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6일까지는 전국적인 눈이 관측됐다.


눈 폭탄에 따라 설 연휴를 1주일 앞둔 택배업계도 초비상체제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 CJ GLS,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등 4개 택배업계는 설 연휴 전(1/28~2/6) 하루 평균 100만 박스의 설 선물을 접수받아 배송 중이다. 업체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올 설 연휴간 택배 물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눈 폭탄에 택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택배기사와 차량의 부족 문제'까지 겹쳤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눈이 내린 적이 많아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해도 배송 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택배업체들은 택배 차량에 스노우 체인을 장착하고 제설장비를 구비하는 등 배송 전쟁을 위한 태세를 갖췄다. 택배기사들에게는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지역내 상습동결도로 등을 숙지시키고 있다. 택배업체들은 고지대나 제설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지역 등을 상습동결지역으로 꼽았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면도로, 주택가 등 제설이 늦게 이루어지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화물과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배송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J GLS 관계자는 "배송 지연을 막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날부터 본사 직원들(300여명)까지 현장에 투입해 택배 배송에 나선다"고 답했다.


한진 관계자도 "이날부터 본사 직원 200여명이 현장에 투입돼 배송 현장을 뛰어다닐 계획"이라며 "상품이 젖지 않게 분류작업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차량에는 스노우 체인도 장착해 배송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린 눈이 녹지 않으면 현장에 따라 배송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특히 고지대나 제설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지역의 경우 배송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 雪戰 "하필 설대목에…"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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