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 경제연구소 유럽 제2의 일본될 수 있다 경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개막을 앞두고 최악의 경제위기가 끝난 것으로 여길지도 모를 유럽 지도자들에게 유럽 경제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경제상황 진전으로 유럽 지도자들이 자기만족에 빠질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올해는 유럽이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지 않는 해가 될 것이라며 아일랜드가 올여름 국제구제금융 체제를 벗어나고 그리스의 유로 이탈 논의도 고려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금융투기자들도 유로존(유로사용 17개국)이 터질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지 않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혀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남유럽 국가들이 유로동맹에서 탈퇴할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이 진창에 빠져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유로 동맹을 탈퇴할 것이라는 염려도 감시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경제위기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의 노동비용이 하락하면서 노동력이 경쟁력을 갖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노동비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하락해 포드와 르노,폴크스바겐 등이 현지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가디언은 그러나 다포스포럼을 앞두고 가장 큰 걱정거리는 지도자들이 열기가 꺼졌다고 경계를 덜 함으로써 앞으로 수년간 유로존을 괴롭힐 수도 있는 새로운 문제거리들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워싱턴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이콥 키어커가르드 선임연구원은 “위기의 긴급성이 더 이상 없으며, 그동안 한 조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에 자기만족에 빠질 위험이 있다”면서 “유럽은 제 2의 일본이 돼 지속적인 경기침체 지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도 유럽은 유럽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되살려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더라도 그것은 장기 해결책은 아니다.유럽은 더 완전히 통합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분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은 그동안 지출규율을 강화하고 유로존 위기 국가들의 금융방어망을 제공했으며 은행감독을 통합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으나 부실은행 정리와 예금보험 문제 등 유로존이 안고 있는 심각한 구조상의 결함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오는 9월 독일 총선은 유로존의 의사결정을 중단시킬 것이며, 이탈리아 선거에서는 과거 수년간의 집권을 통해 이탈리아 경제를 정체시킨 장본인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일자리 보호와 다른 정책개혁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복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꼬집었다.
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낮추려고 약속했지만 서아프리카 말리 내전 개입으로 달성될 지도 미지수이며 영국은 유럽연합(EU)부채위기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해 EU의 분열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와함께 경기침체에 빠진 국가들은 경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경제의 견인차인 독일도 독일제 자동차과 고가상품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경기둔화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유로존의 실업률도 계속 올라 11월에 평균실업률이 11.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페인과 그리스의 청년실업률은 50%를 넘는 등 최악의 고용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분석가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악의 상황이 끝났느냐.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자문자답하고 “지도자들과 기업인들이 위기를 유럽의 경쟁력을 새롭게 하는 기회로 삼을 때 특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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