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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왜 유별난 한국스타일인가..K팝의 또다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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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올해 K팝의 강세가 이어질 것인가 ?" K팝 제작 환경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K팝이 성장할수록 그늘도 더 크게 드리워진 양상이다. 특히 K팝을 둘러싼, 여러 변수가 제작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변수로 ▲ 봉건적인 제작 환경 ▲ K팝 스타일을 모방한 아시아권 국가들의 도전 ▲ 획일적이며 상업적 성격의 기획 공연에 대한 반감 ▲ 일부 국가의 혐한류 ▲ 일본ㆍ중국 등과의 문화글로벌 전략의 충돌 등이 혼재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전략 마련을 위한 각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전문가들은 "사전 기획에 의한 가수 조기 발굴- 장기 훈련-데뷔라는 K팝의 기존 공식을 해체한 새로운 스타일의 제작시스템이 절실하다"며 "해결해야할 숙제로 제작 시스템 뿐만 아니라 저작권 배분, 계약 불평등, 일부 스타의 몸값 과잉, 미성년자의 상업적 공연 등의 봉건적 환경에 대해 개혁해야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이는 삶의 감정과 정서, 여흥을 추구하는 행복산업의 어두운 그늘을 제거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각광 받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한다.

◇ K팝이 한국적 강세가 된 이유는=현재 K팝은 뛰어난 외모, 댄스능력을 갖춘 청소년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주도한다. 이들은 오랜 훈련기간을 거쳐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음악과 완벽한 군무, 뛰어난 스타성으로 무장해 해외시장에서 독보적인 틈새시장을 만들고 있다. 2년전 미국 블룸버그 TV가 "한국의 파워브랜드는 삼성, 현대, LG가 아닌 보아와 소녀시대ㆍ슈퍼주니어"라고 설파한대로 아이돌그룹은 가장 경쟁력 있는 문화 첨병이다.


아이돌 그룹 강세가 한국적 현상인 이유는 특수한 환경 덕분이다. 한국의 경우 미성년자를 훈련, 데뷔시킬 수 있는 환경이 비교적 자유롭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는 매우 어렵다. 영국의 경우 1963년 '아동 및 미성년자에 관한 법'이 제정됨에 따라 미성년자가 공연 등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미국에서도 미성년자의 성인 연예활동을 제약하는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1980∼ 90년대 팝시장을 이끌던 미국에선 한국의 기획형 아이돌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 의해 아이돌 그룹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음악적 소양 부족, 속성 훈련된 아이돌에 대한 반감, 법률 규제 등으로 퇴조한 양상이다. 따라서 과도한 훈련과정을 거치는 한국식 스타 육성 방식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불평등한 음악 수익 배분 구조도 아이돌 그룹 육성을 부채질하는 한국적 현상으로 꼽힌다. 즉 한국 시장은 음반ㆍ음원시장을 통한 수익 확보가 취약하다. 일본의 경우 CD, 음반 판매는 물론 음원 판매로 인한 수익이 많다. 복제가 불가능한 사회구조와 풍부한 수요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기업 혹은 기획ㆍ제작사가 아이돌그룹 등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욕구가 적은 편이다. 한국의 음악시장은 거의 공짜 수준이다. 정보통신정책 연구원의 '온라인 음악시장의 변화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2월 멜론뮤직 요금 기준으로 PC,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월 3000원이다.


디지털 음원의 경우 다운로드 시 한곡당 600원 꼴이다. 그러나 많은 곡을 받게 되면 가격은 더 싸진다. 150곡을 월정으로 다운로드 받으면 가격은 곡당 60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는 거의 공짜다. 이같은 구조가 아이돌그룹을 통한 기획마케팅 욕구를 자극한 배경이다.


한국경영학회의 한 회원은 "우리의 경우 음악시장이 척박한 것이 기획형 아이돌 육성을 자극한 측면이 있다"며 "동일한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수요자의 감수성, 창의성 등을 수용하기 어려워 퇴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대안을 찾아야할 시기라는 지적이다.


◇ 아이돌 육성 실태는=초등학교시절부터 시작해 수년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다 성공해 부모에게 집을 사줬다는 아이돌스타의 미담이 종종 회자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 미담은 라면을 먹으며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했다는 대목에 이르러 장한 인간승리로 승화되기 일쑤다. 어린 나이에 고통과 시련을 이겨낸 아이돌 성장기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성공이데올로기다.


아이돌 스타가 사육(?)되는 과정은 천편일률적이다. 영어로 '우상'을 뜻하는 아이돌은 우리나라에선 청소년에게 인기 많은 댄스가수를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돌은 생성 초기 20대에서 최근 10대로 내려왔다. 기획제작사는 10대 청소년을 방송 활동 목적으로 노래, 춤 등 수년동안 훈련시켜 방송에 데뷔케 한다. 그룹 형태가 보통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린 초등생마저 기획사를 찾아다니며 오디션을 보느라 학업은 뒷전인 경우가 허다하다.


기획제작사는 연예계 진출을 원하는 청소년에게 고액의 비용을 요구해 종종 물의를 빚거나 초기 투자 비용 회수 목적으로 장기간 계약관계를 유지한다. 기획제작사와 소속 연예인 간에 불공정 계약으로 인한 분쟁도 비일비재하다. 동방신기 사태 등 노예계약 논란의 그 사례다. 심지어는 데뷔를 미끼로 성매매 등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아이돌 그룹의 수명은 짧다. 팬들의 기호가 변화무쌍해서다. 수명이 5년을 넘어가는 아이돌 그룹은 극히 드물다. 수많은 사회적 문제와 물의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을 육성하는 기획사들은 우후죽순으로 범람한다. 일부 투기화된 측면도 있다. 조직 폭력배들마저 연예 기획사를 차려 어린 청소년을 유혹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바로 이런 봉건적 환경이 K팝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K팝 생산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들이기도 하다.


◇ 대안은 무엇인가= 한국의 아이돌은 지나치게 댄스 위주로 육성되는 등 상업적 목적이 뚜렷하다. '사육된 청소년'인 아이돌이 제작사의 기획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유는 청소년의 재능을 공교육을 통해 육성, 발굴하는 시스템이 부재한데서 비롯된다. 그 역할을 제작사가 담당하도록 방치된 까닭이다. 이는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 육성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본전을 뽑으려는 기획사들의 불공정 계약으로 노예계약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시장이 육성한 가수의 발굴과정을 거친다. 즉 별도의 육성 비용이 많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훈련 과정이 존재하나 장시간 이뤄지지는 않는다. 한국 기획제작사는 연습 등 5년 이내의 투자를 통해 아이돌을 만들어낸다. 인원도 3∼13명으로 대규모다. 제작사는 보통 30명 내외의 연습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대다수 신생 제작사는 선도기업에서 탈락한 인력이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을 주축으로 시장 진입을 추구하는 형태도 전 소속사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장은 "제작 인력의 양성 및 교육에서부터 창의성이 발현되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면서 "제작 및 콘텐츠 생산기반 육성을 위해서는 제작기반 전체를 새롭게 개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음원시장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음악 수익 배분 구조의 정착, 산업 참가자들의 공동 발전을 위한 소통ㆍ협력, 투자 구조의 다변화, 음악과 관련된 정보, 서비스가 원스톱 제공되는 유통 플랫폼의 혁신, 참여자간의 갈등ㆍ불화를 해소할 수 있는 협력관계 구축 등의 대안이 요구된다.




이규성 기자 peac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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