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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놀러간다고? 이제 車·전자사업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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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희망이다'- 산업화 불붙은 태국 <上>


일본 차 공장 러시…글로벌기업 가세
정부 지원 속 작년 230만대 생산
52조 홍수피해도 이겨내는 저력
한류 덕에 한국제품 위상 높아져

방콕 놀러간다고? 이제 車·전자사업 격전지 태국은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 정책으로 관광의 나라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진은 태국 라용산업단지 내부 모습. 울타리 안에 각 업체들이 플랜트 공장들이 들어서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현지 공사를 하고 있으며 포스코타이녹스, LG전자 등 한국기업들도 라용에 공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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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관광대국' 태국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약 52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혔던 '홍수'가 '재난의 역설'이 됐다. 생필품 소비가 늘면서 예상을 깨고 그해 0.1%로 경제성장률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세제감면 혜택 속에 2012년 처음으로 차량 판매 100만대도 넘어섰다. 2012~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약 5.5%다. 정부가 제조업 활성화, 인프라 투자로 부흥에 앞장서 실현가능성은 높다. 현지 관계자들은 "한국 사람들이 태국 경제에 대해 너무 모른다"며 "부상하는 태국 경제에 주목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새벽 1시.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은 늦은 시각이지만 사람들로 붐볐다. 인천공항만 못하지만 그 못지않게 크고 각종 명품 면세점들이 들어서 있다. 공항 입구엔 미터기를 단 택시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엔 전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밤거리는 화려했다. 각종 호텔과 백화점, 쇼핑몰들의 네온싸인이 불을 환하게 밝혔다. 색색의 전기장식들은 겨울시즌 서울에서 보는 루미나리에보다 규모가 커 보였다. 환한 초고층 빌딩과 대형 전광판들도 눈에 띄었다. 코끼리가 돌아다닌다는 '관광의 나라' 태국은 옛 말이었다.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잘 사는 나라, 경제 성장을 이루는 태국임을 드러냈다.

방콕 놀러간다고? 이제 車·전자사업 격전지 태국은 연 230만대를 생산하는 자동차 강국이다. 사진은 태국 방콕 시내에 위치한 아속역 인근 도로. 차량들이 많지만 택시 등 대다수 차량들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다.


◆구매력 갖춘 동남아 제조업의 메카= 겨울이지만 후텁지근한 태국의 아침은 활발했다. 태국 도로에는 차량들이 빽빽하게 돌아다녔다. 90%는 도요타였고 택시도 도요타 일색이었다. 나머지를 닛산, 미츠비시, 이스즈, 혼다 등 일본 브랜드와 폭스바겐, 벤츠 등 유럽ㆍ미국산이 채웠다. 태국 사람들이 '외제차'를 살 능력이 될 정도인가 싶었다.


선입견과 달리 태국인들은 구매력이 있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방콕무역관 관계자는 "혼다 어코드가 1대에 6000만원 정도지만 구매하는 사람들이 적잖다"며 "하루 차량 등록대수는 1500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홍수 사태 이후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생애최초 신차 구매 지원과 80%나 되는 세금 중 일부 환급 등의 세제 감면을 시행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구매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은 자동차 생산공장들이 모인 거대한 기지다. 특히 일본 자동차 부품ㆍ조립공장들이 모두 들어와 있다. 주요 산업이 자동차이며 외국산 자동차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어 외국산 자동차가 온통 널려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만재 한태상공회의소 회장은 "2012년에만 230만대를 태국에서 생산했는데 태국 정부 역시 이곳을 '동양의 디트로이트'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부품 기업인 한라공조 역시 태국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메이드 인 태국' 자동차는 세계시장의 1~2%를 차지한다.


전자산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니콘, 하드디스크 생산 업체 웨스턴디지털 그룹 등 주요 정보기술(IT), 전자부품 회사들이 있다. 삼성전자 공장도 태국에 있다. 전자기기 수요도 늘었다. 백화점에는 아이폰과 갤럭시, 노트북이 수북이 진열돼 있고 80만원대 스마트폰을 찾는 고객들도 꾸준하다.

방콕 놀러간다고? 이제 車·전자사업 격전지 태국 백화점 내부 모습. 삼성전자와 애플, 소니 등의 전자기기들이 진열돼 있다.


◆'한류'로 높아진 브랜드 위상…진출 기회= 태국은 프랑스 다음가는 화장품 원료 제 2의 수출국이기도 하다. 이런 곳에서 지난 12월 한국 화장품 용기업체인 '㈜연우'가 방콕 한복판 웨스틴그랜드스쿰빗호텔에서 '로드쇼'를 열었다. 태국 30개 업체들을 모셔놓고 전자미스트와 이온도입기 등 연우의 새 제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중견기업의 글로벌마케팅을 돕기 위한 코트라 '월드챔프' 사업의 일환이었다. 직원수 1500여명의 연우가 유일하게 참가했다. 그동안 태국 수출을 해왔지만 기중현 대표가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류' 덕이었다.


기 대표는 "2002년부터 태국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예전엔 중국제품을 쓰던 태국 사람들이 질을 따지기 시작했고 한류로 이미지도 좋아지며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연우의 태국 매출액은 2010년 18억원, 2011년 20억원, 2012년 22억원으로 증가세다.


장희 연우 해외영업팀 과장은 "사업할 때 태국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호의적으로 달라진 것을 몸소 느낀다"고 했다. 현장을 찾아 연우 제품을 자세히 관찰하던 태국 유명 화장품 회사 S&J인터내셔널의 니타씨는 "연우의 품질이 좋아 거래량을 늘리고 있다"고 호평했다. 장 과장은 "로드쇼 이후 연락이 새로 와 거래처 몇 개가 추가될 듯하다"고 전했다.


연우 행사에 참석했던 권오석 방콕무역관 관장도 "한류 덕에 한국 제품도 좋게 평가받고 있다"면서 "IMF 이후 한국에서 중국이나 베트남 투자에 올인하며 태국 시장을 떠나 아직 한류 덕을 제대로 보지는 못하는 편"이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격상된 태국 내 한국브랜드가치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만재 한태상공회의소 회장은 "2000년대 초만 해도 삼성과 LG 제품은 옆으로 빠져 있었으나 요즘은 잘 보이는 곳에 배치됐다"면서 "함께 일하는 태국 직원들이 옛 대우상사를 몰라봤으나 요즘은 작은 한국 무역회사에 다닌다고만 해도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더라"고 했다. 이 회장은 "싸이 강남스타일도 태국이 한국과 국가별 조회수 2위를 다퉜다"며 "격상된 한국의 위치를 이용해 개방된 시장인 태국에 우리 기업들도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콕 놀러간다고? 이제 車·전자사업 격전지 태국 화장품 업체 관계자들이 ㈜연우가 전시한 화장품 용기들을 관찰하고 있다.




방콕(태국)=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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