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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앞에선 正直도 깍고 싶다...글로벌 기업 합법적 탈세 밥먹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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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내야 할 세금을 법을 어기면서 내지 않는 것은 탈세(脫稅)다. 법의 한도를 지키면서 내야 할 세금을 피하거나 줄여 내는 경우는 절세(節稅)다.
탈세와 절세 모두 우리 사회와 나라를 병들게 한다.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가의 재원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기업 활동으로 인해 사회에 환원돼야 할 부가 소수 사람들에게 집중된다.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기업과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가져온다.

기업 입장서는 이윤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인 행위지만 사회에는 악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는 문제다.


◆국내 기업 5000여개 조세피난처 이용= 재벌닷컴은 지난해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에 국내 재벌그룹이 총 47개의 법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가 13개로 가장 많고,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5개 등의 해외 법인을 조세피난처에 두고 있다. LG와 삼성은 각 4개와 3개다.

해당 기업들은 절세의 수단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자금 흐름등을 살펴보면 탈세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합법적으로 신고된 조세피난처의 국내 기업 투자금액은 24조원에 이르고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국내기업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는 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 재산도피와 자금세탁 적발건수도 4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조세피난처는 세금이 없거나 세율이 낮은 국가 혹은 세법 적용상의 투명성이 결여된 나라를 의미한다. 또 다른 나라의 정부기관과 정보공유가 제한되는 국가도 해당된다.


기업들이 이 같은 나라에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융통하면 우리나라에서 적용받는 각종 세금을 회피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국가를 대표하는 명칭도 '조세피난처'로 붙은 것.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는 필리핀으로 총 1374개의 국내 페이퍼 컴퍼니가 몰려있다. 필리핀은 현지에서 얻은 수익의 경우 30%의 과세율을 적용하지만 외국인이 국외로부터 얻은 소득에는 1~3%의 세율로 과세한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애용된다.


이 외 말레이시아(672개), 싱가포르(555개) 등의 국가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조세피난처로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로 가장 많이 애용하는 곳은 단연 케이먼군도다. 인구 5만명의 케이먼군도에는 총 9만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자리잡고 있다. 인구보다 페이퍼 컴퍼니 수가 더 많은 것이다.


◆국내 진출 글로벌 기업, 유한회사 통해 절세?=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하는 추세도 절세 전략과 맞닿아 있다. 유한회사는 외부감사와 공시의무가 없다. 감사를 받지 않아 비용도 절감되고 매출과 현금흐름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 상당수는 최근 수년간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하거나 아예 국내 법인 설립시 유한회사를 선택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휴렛패커드, 애플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구글코리아, 샤넬코리아, 나이키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유한회사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를 활용해 합법적인 탈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2009년 주식회사였던 한국법인을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2008년 국내에서 매출 1783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2009년 부터는 애플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를 벌어가는지 알 수 없다.


2009년은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 이후 경쟁사들에게 매출 구조와 규모를 알리지 않으려 유한회사로 전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개인 탈세위해 위장 이혼까지= 국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기준 5억원 이상의 세금을 1년 이상 넘게 체납한 7213명이 체납한 세금은 112조777억원에 달한다. 사회에 환원되지 않고 있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셈이다. 개인이 4442명으로 6조4531억원을 체납했고 법인은 총 3771개가 4조6246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고액 자산가인 이들이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위장 이혼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고의로 폐업을 한 뒤 자신의 재산을 아내에게 넘기고 법적으로 이혼을 하는 사례다.


회사원을 비롯한 서민들은 매월 월급에서 세금을 먼저 내며 성실하게 납세를 하고 있는데 이들 자산가들은 갖가지 방법을 동원, 고액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법은 어기지 않았지만 절세라는 합법적 탈세 행위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최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예전 보다 봉사활동에 관심도 많이 갖고 기부도 많이 한다. 하지만 해당 사회에서 번 만큼 환원하는 것이 먼저인 것이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소득이 있고 세금을 내야 할 기업과 사람이 세금을 제대로 낸다면 세수 확충은 어렵지 않다"면서 "성실하게 번만큼 세금을 내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사회적 기업과 윤리경영을 표방한 기업이 가장 무엇부터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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