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와 지원금 협상 145억서 갈수록 줄어
-최종 결론 못 내고 자비 들여 연산동 새 둥지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행남자기가 본사와 제1공장을 결국 전남 목포시 상동에서 연산동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목포시와 수개월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는 이전 지원금 협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100억원대의 지원금을 요구했던 행남자기로서는 실속도 못 차리고 체면만 구기게 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행남자기는 전날 목포 상동에 있던 본사와 제1공장을 떠나 연산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6월 광주 지역의 건설업체인 광신주택에 본사 및 공장 부지 2만5580㎡(약 7737평)를 145억원에 팔아, 27일까지 본사를 떠나야했기 때문.
행남자기는 식탁용 맛김을 생산하던 연산동 공장에 150억원 가량을 투자해 노후화된 설비 일부를 교체하고 가마와 성형기 등을 설치했다. 본사 매각 대금 일부와 융자를 합친 금액이다. "그동안 경기 여주 공장으로의 이전을 검토해왔으나 직원의 고용 유지와 시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하지만 이전 과정에서 시와 마찰을 빚으며 논란을 낳았다. 행남자기는 당초 시에 이전비용 170억여원 중 일부 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시는 난색을 표했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양측은 수개월간 지원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시 투자통상과 관계자는 "행남자기에서 수개월전 145억원의 이전 지원금을 요구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70억원, 36억원으로 금액을 줄여 지원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행남자기 본사가 목포에 남기로 했지만 여전히 지원금 논의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에서 목포에 남아줄 것을 강력히 권유한 만큼 20억원대의 지원금을 논의중"이라며 "투자유치조례 내 입지보증금, 고용보조금, 교육훈련 보조금 등 다양한 종류를 들여다보고 있으나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지원금 한 푼 손에 쥐지도 못한 채 오히려 돈을 들여 목포에 남게 된 것이다. 이전 과정에서 시민 세금으로 특정 업체를 붙잡아 둬야 하냐는 찬반 논란까지 일어 '향토기업'이라는 이름에도 먹칠을 했다. 이와 관련 행남자기 관계자는 "공장 이전을 향후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서 행남자기의 맥락을 이어나가겠다"고 해명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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