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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억만장자 거틀러, 콩고의 자원약탈자인가 투자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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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모두가 끔과 환상,약속을 갖고 콩고에 왔지만 나처럼 투자하지는 않는다.나는 콩고가 개발되는 것을 돕고 싶다.”


이스라엘 억만장자 거틀러, 콩고의 자원약탈자인가 투자자인가? 콩고 다이아몬드 투자로 억만장자된 이스라엘의 댄 거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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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광산에 투자해 억만장자가 된 이스라엘의 댄 거틀러(38)가 최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찾으러 콩고민주공화국에 23살에 발을 들여놓은 거틀러는 당시 육군참모 총장이던 조지프 카빌라와 친분을 쌓은 덕분에 블룸버그통신 추정으로 25억 달러의 순자산을 쌓았다.


거틀러가 지브롤터에 법인 등록한 자기회사 '플뢰레테 부동산'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의 세금피난처에 있는 최소 60개의 지주회사를 통해 콩고의 금광과 다이아몬드 등 수 십 여 곳의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틀러는 콩고 국영광산기업 GECAMINES가 절반을 소유한 SMKK의 거간 노릇을 하고 자기돈은 한푼도 들이지 않은 채 단 6개월 사이에 500%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거틀러는 정치연줄을 이용해 콩고의 자원을 약탈해서 배를 불리는 기업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고 스위스의 상품중개회사 글렌코어의 이반 그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콩고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얻었다.


거틀러는 텔아비브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팝 음악 라디오 방송국을 경영했고 아버지는 프로축구단 골기퍼였다가 다이아몬드상으로 변신했다. 그렇지만 그는 다이아몬드 사업을 루마니아 이민자인 할아버지 모쉐 슈니처에게서 배웠다.


그는 1947년 이스라엘다이아몬드거래소를 공동설립한 인물로 비즈니스회의가 있을 때 거틀러를 데려가 다이아몬드 거래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줬다. 거틀러는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등교하기전까지 다이아몬드 연마법을 배웠다.


아울러 돈이 궁할 때 은행에 가지 말고 돈이 필요없을 때 은행에 돈을 빌려 신용을 쌓아라는 귀중한 가르침을 배워 이를 훗날 콩고 실력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할 때 요긴하게 써먹었다.


거틀러는 “22살부터 다이아몬드 원석을 거래하기 시작했고 더 많은 양을 구하기 위해 라이베리아와 앙골라와 같은 전쟁에 휘말린 나라들과 다이아몬드를 사고팔기 위해 미국과 인도,이스라엘의 다이아몬드 중심지를 날아다녔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배짱이 있다는 평을 얻었다.


거틀러가 다이아몬드 원석을 사기위해 콩고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997년이다. 그해 5월 로랑 카빌라가 이끄는 반군이 미국의 동맹이자 32년을 통치한 모부추 세세 세코 정권을 전복시키고 정권을 잡았다. 며칠뒤 거틀러는 콩고의 수도 킨샤샤의 유대인 단체인 차바드 루바비치 랍비의 주선으로 카빌라의 아들 조키프를 만났다. 젊은 나이에 수만명의 육군 참모총장을 맡고 있던 조지프는 역시 젊은 나이에 20억 달러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거틀러와 친해졌다.


거틀러는 조지프의 제안으로 로랑 대통령을 만났고 반군과 전쟁을 하느라 다이아몬드 사업 독점을 대가로 2000만 달러의 자금지원 요청을 받고 은행대출과 유산,보유현금으로 이를 지급했다. 자기의 전재산을 걸었지만 로랑 카빌라는 2001년 경호원에 피살됐다. 조지프가 집권했지만 그는 거틀러의 다이아몬드 독점권을 취소해버렸다.거틀러는 원한을 품거나 소송을 하지 않고 독점권 없이 다이아몬드 장사를 하면서도 카빌라와의 관계는 지속했고 큰 수익으로 보답받았다.


우간다와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싸우고 주변국과 평화협상도 벌여야했던 조지프는 거틀러에게 손을 벌렸다.거틀러는 2002년 4월 미국 워싱턴과 킨샤샤,르완다 수도 키갈리를 오가며 물밑에서 평화대사 노릇을 하면서 다이아몬드 사업을 꾸준히 하면서 거의 독점권을 따냈다. 2006년 조지프가 소속한 인민재건개발당이 40년 사이의 첫 선거에서 압승해 유엔의 승인을 받고 권력을 강화하자 거틀러는 다이아몬드외의 다른 광물로 사업을 확장하고 콩고 공기업과 외국 기업들과 합작회사를 차렸다.


2011년 조지프가 재선에 성공했고 거틀러 제휴회사들은 콩고의 3개 국유기업으로부터 5개의 광산 지분을 도이치은행 등이 산정한 값보다 싸게 사들였지만 이들 국유기업들은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은 광산계약 정보 공개원칙을 어겼다며 5억3200만 달러의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고 미국도 압력을 높였지만 거틀러는 “공개의무는 콩고 정부의 책임이며 우리는 비상장회사여서 공개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그는 10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그들은 와서 수십억 달러를 땅에 묻을 우리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면서 “우리가 없다면 천연자원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돈을 많이 번 거틀러지만 생활은 극단적인 유태인 생활양식을 유지하고 있다.TV나 컴퓨터를 집에서 보지도 쓰지도 않으며 주말이면 반드시 텔아비브로 돌아와 주일을 보낸다.


그는 또 이스라엘 뿐 아니라 콩고의 자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아프리카 전역의 유태인들에게 종교와 교육서비스를 하는 차바드-루바비치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가족재단을 통해 콩고에서 활동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으며 킨샤사 외곽에 ‘콩고의 키부츠’로 불리는 농업학교를 짓는데 12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거틀러는 “나는 콩고에 오래 머무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면서 “내 목표는 나와 가족이 부자가되게 할 뿐 아니라 콩고가 개발하는 것들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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