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영국의 유명 제과회사인 캐드버리가 더운 날씨에도 녹지 않는 초콜릿을 개발했다.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이 회사의 신제품 초콜릿 바가 섭씨 40도의 고온에 노출되도 약 3시간 정도 녹지않고 형태를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캐드버리의 주력 제품인 '데어리 밀크 초콜릿'이 상온에 쉽게 녹는다는 단점을 개량했다. 제품을 개발한 버밍엄 인근의 캐드버리 연구소는 이 제품에 '데어리 밀크 - 내열 초콜릿'이란 이름을 붙였다.
개발자 2명이 회사의 8000개에 달하는 전매 특허를 응용해 이 초콜릿을 만들었다. 일반 초콜릿이 섭씨 33도가 되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반면 이 제품은 40도까지는 끄떡없다. 캐드버리는 인도나 브라질 같은 기온이 높은 국가에서 새로운 초콜릿 제조법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 기술의 핵심은 초콜릿의 풍미와 조직감을 더하는 정련과정에 변화를 준 것이다. 정련 과정(conching step)은 코코아버터, 식물성 유지, 우유, 설탕 등을 넣은 초콜릿 조각들을 55~65도의 고온에서 공기를 쐬어주며 장시간 숙성하는 과정이다. 캐드버리는 설탕 입자를 더 잘게 쪼개고, 지방을 줄임으로써 초콜릿바가 열에 더 강하게 만들었다.
한편 올해 캐드버리를 인수한 크래프트는 이 기술로 만든 초콜릿 제품을 영국에선 출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뜩이나 영국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미국 회사에 뺏겨 속이 상한 영국인들은 이 소식에 일제히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높은 온도의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호주머니 속에 초콜릿을 넣고 다니는 꼬마들에게 이 초콜릿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제품의 맛이 데어리 밀크 오리지널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오리지널의 맛과 풍미를 체온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녹는 신제품이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