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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으로 머리 아픈 EU, 때 아닌 '과소비' 논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8초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예산안 논의로 대립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 때 아닌 '와인 과소비' 논란에 휩싸였다. EU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EU집행위원회와 이사회 본부 건물 창고에 4만5000여병의 술이 저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EU가 보관하고 있는 술은 4만4789병으로 이중에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양주 등이 골고루 섞여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의 마틴 아이렌하우저 의원은 "EU가 이토록 많은 와인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점에서 이들이 해야 하는 것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EU측은 올해 와인 구입에 들어간 돈은 5만5000달러(약 6000만원)로 지난 11만5000달러를 썼던 지난 2009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크고 작은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와인소비는 불가피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재정난으로 EU회원국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고 최근 예산안을 두고 국가별로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었던 만큼 이번 일이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 유로존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데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EU 탈퇴' 목소리까지 빗발치고 있어 EU로써는 때 아닌 '과소비 논란'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 주간지 옵서버가 최근 2000여명의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영국의 EU탈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45%는 영국의 EU가입 자체가 잘못됐다고 대답했다. 영국 뿐 아니다. 유럽 여론조사 기관인 '유로바로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회원국 국민들이 EU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안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14년부터 7년간의 예산안으로 EU집행위원회는 총 1조330억유로를 제안했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국가가 예산의 대폭 삭감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 정상들은 예산안 논의를 위해 22일(현지시간) 다시 모일 예정이지만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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