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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단일화' 대선판까지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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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숙이 서로를 때린 두 캠프..돼도 문제다
협상중단·재개·룰 협의 등 계속 감정싸움으로 번져
아름다운 단일화, 윈-윈 연대 접었나 우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종탁 기자] 문재인-안철수, 안철수-문재인. 18대 대통령 선거가 2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누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당장 21일 밤 10시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012 후보 단일화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단일화 협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양측의 샅바 싸움이 지속되면서 당초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말했던 아름다운 단일화 역시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윈-윈(win-win)하는 단일화는 이미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노렸던 상승효과가 반감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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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캠프도 단일화를 순탄하게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자인했다.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2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처럼 오래 끄는 협상은 처음 봤다"면서 "사실 진정성 있게 여러가지를 주고받으면서 아름답게 경쟁했으면 좋겠다"라면서 협상 상황이 '아름다운 단일화'에서 벗어나 있음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어제(20일)도 하루 종일 안 후보측 협상팀이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며 "도대체 누가 결정하는 건지, 협상팀은 재량권이 없는 모양인데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측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 후보측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 협상 지지부진으로) 야권 지지자들이 짜증나기 일보직전'이라는 지적에 "국민들 앞에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시인했다.


양측은 전날 자정이 가까운 시각까지 단일화 방식을 두고 논의를 지속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고, 끝내 논의를 미뤘다. 지난 18일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재개를 위해 서로 악수를 나눴다. 19일에는 양측 협상단이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와 공론조사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고, 하루 종일 회의를 벌인 끝에 공론조사의 배심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후 양측은 20일 공론조사 방법은 논외로 둔 채 여론조사 설문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집중했다. 우 공보단장은 20일 오후 8시경 브리핑을 열고 "문 후보측은 적합도 조사 방안을 주장했고, 안 후보측은 가상대결 방안을 주장했다"며 "안 후보측이 가상대결을 고수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협상은 21일 오전 9시부터 계속됐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문 후보측이 주장하는 적합도 조사는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묻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문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측 송호창 선대본부장은 "지금 두 후보의 지지자들 중에서 어떤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대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해야한다는 것이 두 후보가 만나서 합의한 첫번째 원칙"이라며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안 후보측이 주장하는 가상대결 방식은 박 후보와 비교한 지지율을 두고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민주당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가상대결 방식은) 역선택을 방지할 방법이 없다"며 "박 후보 지지자가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역선택을 할 수 있고, 또 문 후보나 안 후보 지지자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역선택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단일화 논의가 지연되면서 양쪽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각종 비방전과 설전으로 아름답고자 했던 그들의 단일화 판이 얼룩진 것이다. 20일 문 후보측은 협상 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했고, 안 후보측은 '큰 형님론'을 그만 말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후보측의 사과는 나오지 않았고, 문 후보측은 '통큰 양보'를 했다는 주장을 지속했다.


단일화 논의가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양측의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은 결국 문-안 양측이 '밥 그릇 싸움'만 한다는 지적도 쏟아냈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총리 나눠먹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협상이 지연되는 것 자체가 지분을 늘리기 위한 다툼이라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새겨주고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새누리당의 지적에 대해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연일 구태, 권력 나눠먹기, 낡은정치, 닭싸움 등의 표현을 들어가며 야권 단일화를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깨싸움이든 뭐든 간에 잘못된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매일 말하면서 바로 그 국민들의 참정권을 스스로 제한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이 한 달도 안남았는데 누가 나오는지도 모른다는게 말이 되나"라며 "그러면서 무슨 국민, 정권교체를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힐난했다.


조순형 전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아름다운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뜻이 실현이 안됐다. 벌써 상처를 많이 입었다"며 "두 후보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고, 그렇게 합의한 것이니까 반드시 지켜야하고, 못 지키면 대선에도 큰 혼란을 주고, 후보의 입지에도 큰 손상을 주게 된다. 후보등록 전 단일화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오종탁 기자 ta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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