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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품 대금지급·인수 거부하며 절반 이상 가격할인 요구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사례1- 국내 섬유업체 A사는 지난 7월 3만달러 상당의 섬유제품을 선적하고 현지 구매업체(바이어)에게 대금 결제를 요구했다. 그런데 터키 세관에 화물이 도착한 뒤에도 바이어가 화물 인수와 대금 결제를 거부하면서 결제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A사는 이를 거부하고 다른 바이어에 판매를 시도했다. 하지만 터키 통관 규정상 기존 바이어의 포기각서가 없으면 판매처를 변경해 통관하거나 한국으로 재선적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이 회사는 기존 바이어와 가격 할인 및 결제 기한에 대해 합의하고 나서야 통관 및 판매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례2- 또 다른 국내 섬유업체 B사는 최근 터키에 21만달러 상당의 섬유제품을 선적했다. 결제조건은 선금 10%, 도착 5일 전 90% 지급이었다. 그러나 제품이 터키에 도착한 뒤에도 터키 수입상은 대금 지급 및 제품 인수를 거부하며 60% 이상 가격 할인을 요구했다.

최근 유럽 경기침체로 터키에서 화물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유럽을 주 수출시장으로 하는 터키가 불황을 겪으면서 수입업자들이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것이다.

21일 코트라에 따르면 터키 통관규정상 선하증권(B/L: 해상운송 화물의 청구권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에 기재된 원판매처가 서면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판매처를 변경해 화물을 통관하거나 한국으로 재선적하는 것이 불가능해 계속 보세구역에 묶여 있게 된다. 자국 수입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규정을 만든 것인데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경기가 악화되자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보세구역에 있는 화물은 1차로 45일, 2차로 60일의 기간을 거쳐 연장신청을 하면 최대 6개월까지 보세구역 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후에는 터키 세관에서 국유화해 경매에 부쳐지게 된다.


이처럼 수입자가 인수를 거부할 경우 한국 수출업체가 재판매 및 재수출 등의 대안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터키 바이어들이 화물 인수를 거부하고 50% 이상의 대금 할인 및 결제조건 변경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터키의 이 같은 무역사기는 신규 거래업체가 아닌 3~5년간 문제없이 거래한 업체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예방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단 화물이 터키 세관에 도착한 뒤에는 바이어와 협상하지 않으면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선하증권은 유통 가능한(Negotiable) 것으로 하고 판매처 및 통지처란에 수입자 명 대신 'To the order(주문자)'로 기재해 판매처 변경이 가능하도록 해놓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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