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보증 방식도 변경키로..벨기에 지급보증 부담 비율 60.5→51.4%로 낮아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덱시아의 위험 자산을 2099년까지 청산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와 벨기에의 합작 은행 덱시아의 카렐 드 뵈크 관재인이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AFP 통신은 이날 덱시아가 대규모 3·4분기 손실을 발표했고 프랑스와 벨기에는 덱시아에 55억유로를 추가 투입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뵈크의 기자회견은 프랑스와 벨기에의 추가 구제금융 계획이 발표된 몇 시간 뒤 이뤄졌다. 그는 손실을 보면서까지 무리하게 덱시아의 부실 자산을 털어내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부실 자산을 털어내자는 의미에서 2099년을 언급했다.
뵈크는 "덱시아의 부실 자산을 완전히 그리고 지금 당장 청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손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청산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기 청산이 이뤄지더라도 손실을 줄이자는 의미다.
덱시아는 지난해 유럽 부채위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프랑스와 벨기에는 지난해 10월 부실자산을 털어내기 위해 배드뱅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당시 프랑스와 벨기에는 6대4의 비율로 배드뱅크 자산을 지급보증키로 했다. 뵈크는 배드뱅크 설립이 이뤄졌던 지난해 10월 관재인으로 선임됐다.
덱시아는 이날 3·4분기에 12억유로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실 자산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기록하고 정부 지급보증에 대한 비용 부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6억유로 손실 냈던 덱시아의 올해 손실 규모는 23억9000만유로로 증가했다.
덱시아는 특히 자산 매각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지원됐던 자금을 다 소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벨기 정부가 추가 유동성 공급을 결정한 것이다. 55억유로 추가 지원은 덱시아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크리스마스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지급보증 방식도 변경키로 합의했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우선 지급 보증 규모를 900억유로에서 850억유로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벨기에 6, 프랑스 4인 지급 보증 비율도 변경키로 합의했다.
지난해 10월 900억유로 규모 배드뱅크를 설립할 때 벨기에는 540억유로, 프랑스는 330억유로 그리고 덱시아 지분이 조금 있던 룩셈부르크가 30억유로를 지급보증키로 했다. 당시 벨기에의 지급보증 비율은 60.5%였다.
벨기에는 사실상 6대4인 프랑스와의 지급보증 비율을 5대5로 변경하길 원했다. 프랑스는 벨기에가 55%로 계속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프랑스와 벨기에는 어렵게 벨기에의 지급 보증 비율을 60.5%에서 51.4%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덱시아 지급보증 방식 변경은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뵈크는 내년 1월 이전에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9월 기준으로 덱시아는 여전히 690억유로의 부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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