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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18차 당대회 업무보고에 담긴 '중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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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를 끝으로 당 총서기직에서 물러나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마지막 업무 보고를 통해 중국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제시했다. 이는 중국의 새 미래를 이끌고 갈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당대회 업무 보고 중 후 주석은 2300여명의 당 대표에게 "당의 영도 원칙을 유지한 채 일당 독재를 지켜가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에서 국가가 차지하는 영역의 활력을 높이고 경제에 대한 영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공공 부문 강화와 함께 공공 부문 소유 형태를 좀더 다변화해 국유기업 형태는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의 생명줄인 주요 산업에 국가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천명한 것이다.


후 주석의 업무 보고는 지난 5년 간의 업무 보고 성격이지만 향후 5년 간의 당 이데올로기를 제시했다는 면이 강하다. 업무 보고 자리에서 보수적인 중국의 미래상을 제시한 셈이다.

후 주석의 업무 보고는 경제에 대한 당의 영향력 유지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는 "중국식사회주의 이론 체계가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대표 사상, 과학적 발전관을 포함한 이론 체계로 마르크스ㆍ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견지하고 발전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걸어온 길이 막힐 경우 계속 걸어서는 안 되지만 깃발과 기치를 바꿔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정치ㆍ경제 영역에서 당의 엄격한 통제를 완화하고 좀더 자유롭게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활력을 누리려면 성공적인 정치개혁이 필요성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좀더 건강한 사법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중국 정부 및 국유기업 권력에 대해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중국의 저명한 자유주의 경제학자 마오유시(茅于軾)는 "중국에 국유기업이 너무 많은데다 지나치게 많은 부문에서 독점이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경제와 관련해 이렇다할 개혁이 없었다"며 "민영화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 주석이 중국 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당에 의한 영도 의지도 거듭 밝히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우리는 죽을 때까지 계속 제자리 걸음만 할 것"이라는 비아냥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


후 주석은 '법에 의한 지배'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당의 영도 원칙에 대해 강조하면서 " 법치를 유기적으로 통일시켜 사회주의 법치국가 건설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 앞에서 모두 평등하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법을 엄격히 집행하고 법 위반시 처벌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헌법ㆍ법률에서 벗어난 특권을 누리지 말아야 한다"며 "지도자와 간부는 자기 주장으로 나라 법을 대체하거나 사리사욕에 따라 법을 왜곡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 주석은 업무 보고에서 "중국이 더 균형되고 조화로우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면 오는 202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0년의 두 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010년 기준으로 중국 도시민의 평균 소득이 1만9109위안(약 333만5000원), 농촌 지역 평균 소득이 5919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년 안에 중국 경제가 연평균 7%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 주석은 금융 부문과 관련해 "금리와 환율을 시장이 좀더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위안화가 자유롭게 태환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시장에서 점진적인 자유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군사 부문에 대해서는 "중국의 국력이 커지고 있으니 인민해방군도 중국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발언했다. 중국의 지위에 걸맞은 군사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날 18차 당대회에 중국 원로들이 대거 등장해 영향력은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들은 오전 9시 당대회 개막 직전 후 주석과 함께 입장해 모두 주석단 맨 앞자리에 앉았다.


한편 시사주간 타임은 이번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자로 부상한 시 부주석이 중국 경제를 살리려면 네 가지 개혁 완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타임이 제시한 네 가지 개혁이란 국유기업 비중 축소, 소비 진작, 금융시장 발전, 공정한 법 적용이 그것이다. 이는 후 주석의 업무 보고 내용와 대동소이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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