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모델이던 그 기업, '실패 反面교사' 됐다···중견기업들 내실다지기, 유동성자금 확보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의 뼈아픈 경험이 대기업으로 지속성장하려는 중견기업들에게 '약'이 되고 있다. 중견기업의 성공모델로 불리며 산업계에서 크게 인정받던 웅진그룹의 법정관리가 이들 기업에게 새로운 위기의식과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 1조7000억원대의 아주그룹(회장 문규영)은 웅진그룹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가장 놀란 중견기업 중 하나다. 기존에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에 진출했지만 이번 웅진사태를 계기로 확대 속도를 줄이고 기존 사업에 재투자하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었다. 신사업 진출 보다는 그룹 내 매출 비중이 큰 아주캐피탈의 내실을 강화하고 있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교호텔을 리뉴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그룹은 1960년 콘크리트 전신주 공장을 설립한 것으로 시작돼 건자재, 오토금융, 관광레저, 부동산개발 등 16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주그룹과 웅진그룹은 도전과 혁신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거듭난 모습이 닮았다.
특히 아주그룹도 2008년 건설분야 진출을 검토하면서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다 포기하기도 했다. 쌍용건설은 올해 9월 임원 50%와 직원 30%를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만큼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만약 아주그룹이 쌍용건설을 인수했다면 웅진그룹과 극동건설의 악연과 비슷한 과정을 겪었을 수도 모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문 회장이 윤석금 회장이 일궈낸 웅진그룹의 성장과정이나 경영자로서의 탁월한 능력을 높게 평가했었다"며 "이번에 윤 회장이나 웅진그룹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할 만큼 매우 놀랐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유진그룹(회장 유경선)도 최근 10여년의 세월을 함께 한 시멘트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시멘트 사업이 수익을 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유진그룹은 1954년 건빵을 생산하는 제과회사로 출발해 레미콘을 중심으로 한 건설소재부문과 하이마트 중심의 물류유통부문, 유진투자증권을 포함한 금융부문 등 매출 4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부 환경변화의 여파로 올 7월 그룹 최대 계열사인 하이마트를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를 통해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을 더 뼈져리게 느꼈다.
이번 하이마트와 시멘트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약 8000억원은 향후 위기관리와 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2020년 20대 그룹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사업은 물론 신성장동력 찾기에 선택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교원그룹(회장 장평순)도 최근 계열사인 교원과 교원L&C의 합병을 결정하고 이달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교원L&C의 매출이 교원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도입한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합병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회장과 전 부회장의 경영자간 법정 소송 등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에 대한 변화의 노력도 진행 중이다. 교원은 경영자간 다툼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나눔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은 7일 국내 기업 최초로 '인성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교원그룹이 내홍을 겪으면서 기업 안팎의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라며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인성리더십' 실시를 계기로 차근차근 좋은 이미지를 다시 쌓는 것도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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