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애플이 맥컴퓨터에서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배제하고 자체 제작한 칩을 사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허분쟁으로 삼성의 부품을 들어낸데 이어 인텔까지도 애플의 희생양이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애플 연구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노트북과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사용중인 인텔의 CPU를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CPU 기술을 사용한 제품으로 변경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엔지니어들은 A6와 A5등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된 CPU가 컴퓨터에 사용해도 충분할 만큼의 성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세명의 애플 관계자가 전했다.
애플은 지난 2005년 이전까지 오랜 기간 모토로라의 칩을 사용하다 이후 모토로라와 IBM이 함께 만든 '파워PC' 칩을 사용했다 하지만 성능에서 인텔제품에 못미친다는 비판을 받자 결국 인텔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물론 1~2년내에 인텔 CPU가 애플 컴퓨터에서 사라질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PC와 모바일 기기가 결국 하나로 융합되면 자체 설계한 CPU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두명의 애플 관계자가 발언했다.
애플이 모바일 기기는 물론 PC와 TV까지 출시하게 되면 일관된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PC의 칩을 교체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애플이 자체 칩을 사용하게 되면 안그래도 모바일 분야에서 타격을 입은 인텔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 이라는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이미 애플은 CPU 개발 부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PU개발 담당 책임자는 밥 맨스필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그를 '테크놀로지스'라고 불리는 새로운 그룹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사업보고서에서 애플은 반도체 개발 팀이 미래를 위한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 개발을 책임지던 스콧 포스탈 전 부자장의 퇴임도 이같은 변화에 포함된다고 블룸버그는 평했다.
소프트웨어에 방점을 두던 포스탈과 달리 맨스필드는 iOS와 맥의 결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애플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애플 관계자는 애플의 목표는 성능을 희생하는 일 없이 더 얇고 작은 기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부품을 CPU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213억달러나 되는 막대한 현금을 가진 애플과 팀 쿡으로서는 CPU개발 투자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CPU 제조를 위해서는 제조협력사도 필요하다. 애플이 ARM가 제공한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칩을 개발할 TSMC와 같은 협력사를 확보해야한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칩은 삼성전자가 제조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