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전자담배가 '금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자담배도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 연례총회 중 그리스 아테네 대학 연구진은 전자담배가 이용자의 기도 저항(氣道抵抗)을 키워 호흡 곤란으로 이어지고 폐기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흡연 경험이 없는 8명과 폐기능에 이상이 없는 흡연자 13명,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있는 흡연자 11명에게 10분간 전자담배를 피우도록 한 뒤 기도 저항과 폐기능에 대해 살펴봤다.
그 결과 피험자 32명 모두 기도 저항이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흡연자들의 경우 증가폭이 컸다. 이는 동맥경화나 협심증 같은 관상동맥 환자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것으로 광고되는 전자담배에도 위험성이 잠재돼 있다"면서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자담배는 액상을 수증기화해 흡입하는 방식이다. 전자담배 제조업계는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의 연소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물질과 타르가 없어 상대적으로 무해하다고 광고해왔다. 그러나 니코틴이 함유된 것은 같아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은 일반 담배와 동일하다.
ERS의 금연 가이드라인에는 전자담배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 중인 몇몇 전자담배의 경우 니코틴 함유량이 매우 높아 중독 위험성이 큰 데다 폐암 발생 가능성도 있다.
미국 뉴욕 소재 레녹스힐 병원의 폐 전문의 클라우스 레스노 박사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어느 정도 위험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폐 건강 차원에서 추천할 만한 게 못 된다"면서 "니코틴은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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