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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자 대한민국]내수시장에 불을 지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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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함정 빠진 국내 경제 회생 방안

[다시 뛰자 대한민국]내수시장에 불을 지펴라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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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이제는 글로벌 경제가 아닌 국내 경제를 걱정해야 될 때다. 내년 수출시장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수시장이 문제다. 가계부채 문제는 안일하게 넘겨선 안 되는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금리 정책과 금융권 자금 투입, 부동산 시장 정부 개입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살아나는 수출, 죽어가는 내수
국내경제의 성장세는 리먼사태 이후 세계적인 정책부양에 따른 경기급등 효과가 사라지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국내경제 성장률은 3%대로 낮아졌으며, 올해는 2% 수준으로 떨어졌다. 4분기부터는 글로벌경제가 회복기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경제가 2.5%대의 성장률을 겨우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내년 역시 밝지 않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세계경제 여건 변화에 울고 웃으며 3.3%대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는 3%대 중반으로 추정된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수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상황을 반영할 경우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올해처럼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춘욱 KB국민은행 경영학 박사는 올해 수출 부진의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일본지진 특수 효과의 종료다. 실제로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지진으로 부품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어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른 하나는 조선업종의 부진이다. 국내 수출시장에서 10%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업종은 지난 10여년간 국내 수출시장의 효자산업을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지속되는 업황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시 뛰자 대한민국]내수시장에 불을 지펴라


올 상반기 조선업종에서만 수출규모가 30% 가량 감소했으며, 지난 9월 한 달 동안에는 50% 가까이 줄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선업종 수출부진에 따른 감소효과가 100억달러(약 110조5100억원) 이상이라고 분석한다. 단일 업종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일본과 조선업종의 영향력이 내년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출측면에서 본 2013년 국내 경제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주요 선진국에서 유동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제도 차츰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이제 내수시장 침체만 해결하면 된다.

외형은 ‘굿’, 내형은 ‘글쎄’인 가계부채
내수시장에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건 단연 가계부채다. 2008년 이후 가계의 차입이 줄어드는 듯 했지만 2010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자산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오히려 가계순자산은 GDP대비 증가하는 추세다. 홍 박사는 지표에 속으면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가계 부채가 금융자산보다 적음에도 가계부채 문제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는 이유는 바로 과도한 부동산 보유 비중 때문이다. 또한 국내 가계 자산에서 실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선다. 특히 은퇴를 남두고 있는 50대는 80%에 육박하며, 소득하위 계층은 그 비중이 더 높다. 문제는 저소득층이 대부분 전세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부채의 증가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제2금융권의 대출이 증가하고 또 하위 계층의 이자부담도 늘어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반면 한국 소득 상위 20%는 금융자산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소득에 따라 자산 비중이 다르므로 지표를 토대로 금융자산의 소득 증가로 금융부채를 덮어버릴 수 있다는 논리는 ‘평균의 함정’이다. 소득기준 상위 20%를 제외한 저소득층의 부채 구조를 파악해야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알게 된다.


[다시 뛰자 대한민국]내수시장에 불을 지펴라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생계형 창업위해 받은 대출이 문제
2008년 금융위기는 국내 대출 패러다임도 바꿔놓았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은행권이 중심이 되어 가계대출이 이뤄졌으나 위기 이후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대출증가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제2금융권이 가계대출을 주도하게 됐다. 대출자금의 사용처 또한 과거 주택구매에서 생활 및 사업자금으로 바뀌었다. 이는 최근의 자영업자 창업 증가와 맞물려있다. 특히 50세 이상 자영업자는 310만으로 사상최대치를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창업이 증가하면 경기가 살아나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홍 박사는 창업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둔화세가 지속되는 건 창업을 압도하는 더 나쁜 요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소득 감소와 집값 하락에 따른 의욕 감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어쩔 수없이 자영업으로 돌아선 생계형 창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중 생계형 창업은 금융권의 대출 회수가 이뤄질 경우 서민경제에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개연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대출 만기가 3년마다 돌아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저축은행사태로 인한 파급효과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이 2009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올해 말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홍 박사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권교체 등 시기적인 문제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은행은 국내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유지해왔으나 이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자 지난 10월 11일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하지만 여전히 금리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 박사는 한번에 50bp(1bp=0.01%)씩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해 2% 수준을 유지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적극적인 내수 살리기 정책 필요
홍 박사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 및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증가와 실패, 가계부채의 증가라는 순환구조가 지속될 경우 내년 경제가 2003년의 위기를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2003년 국내경제는 카드위기가 터지면서 500만 명의 신용불량자가 생겼으며, 내수시장 또한 마이너스를 보였다. 다행히 아직 위기가 수면위로 올라오기 전인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극약처방이 시급하다.


우선 창업을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으나 이자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에 쏟아지고 있는 부동산 매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홍 박사는 은행들이 차압한 매물을 그대로 경매에 내놓도록 하는 것은 결코 내수 경제에 좋지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시행 중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주인이 은행에 집을 팔면 그 차액으로 은행 대출금을 갚고, 대신 소유권을 갖게 된 신탁회사에 월세를 내는 방식을 제안했다. 만약 이 제도가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매시장에 직접 개입해 매물로 나온 집들을 공공임대 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세금지원이 필요한 만큼 위기가 오기 전에 실행이 가능할지가 문제다. 다음은 대출을 무조건 회수하는 금융권들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 우선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 2금융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예대마진을 늘려주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저금리 정책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재정 측면에서는 금융기관 자금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에서 뱅크런이 발생해야 수습차원에서 자금이 투입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데, 문제가 발생하기 전 자금을 투입해야 해당 업종 전체로 위기가 파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재보다 더 확대될 수 있던 가계부채 문제의 악화를 막아준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를 무조건 실시하기보다는 제한적인 완화가 필요하다. DTI는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비율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연간 소득이 5000만원이고 DTI를 40%로 설정할 경우에 총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대출규모를 제한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무분별한 등록금 반값 정책보다는 죽어가는 공대를 살리기 위해 국공립대 공대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의 합리적인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가 고령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의료산업과 헬스케어, 여행, 레저 등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 육성해야 한다.



미니인터뷰 | 홍춘욱 KB국민은행 경영학 박사
“경제위기극복 차세대 육성책 마련해야”


[다시 뛰자 대한민국]내수시장에 불을 지펴라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2013년이 걱정입니다”
지난 10월 16일 여의도에서 만난 홍춘욱 박사는 인사를 나누자마자 한숨을 내쉬며 내년 경제를 걱정했다. 그리고 안타까워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방안은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지만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매우 씁쓸해했다. 홍 박사는 우선 국내경제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를 말할 때 지표가 빠져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지표를 맹신해서도 안돼죠. 가계부채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지표만 볼 때는 보유자산이 부채를 상쇄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국내경제의 문제는 고질적인 문제로 전혀 새롭지 않다. 하지만 이 새롭지 않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몇 년째 제시되지 않고 있어 상황만 커져가고 있다.


“국내 가계의 보유자산을 평균적으로 보면 안 됩니다. 상위 20%로와 저소득층의 차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상위 계층은 금융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다른 계층은 대부분의 자산이 실물자산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은 전세인 경우가 많으며, 이 또한 대출자금일 확률이 높죠. 따라서 금융권에서 대출 회수를 단행하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계층 또한 저소득층입니다.”


그야말로 서민의 위기다. 금융권이 살기 위해 대출 회수를 단행할 경우에는 서민이 죽는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정부에는 이를 막기 위해 금융시장에 자금을 투입하는 한편 50bp 이상의 금리 인하를 통해 예대마진을 높여줘야 한다고 홍 박사는 말한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무분별한 등록금 반값 정책보다는 죽어가는 공대를 살리기 위해 국공립대 공대 등록금을 지원하는 등의 합리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더불어 경제가 고령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의료산업과 헬스케어, 여행, 레저 등을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정혜선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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