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지도 잘 그려야 아시아 톱10 가능”
요즘 중국 유통 지도를 가장 열심히 그리고 있는 기업의 수장은 단연 신동빈 롯데 회장일 게다. 지난달 1일 롯데백화점의 중국 내 두 번째 점포인 ‘톈진 2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19일 중국 장쑤성 동남부에 위치한 난통시에 롯데마트 중국 100호점 ‘롱왕치아오점’을 오픈했다.
국내 유통업체로는 최초로 중국 100호점 시대를 개척한 것이다. 27일에는 국내 기업형수퍼마켓(SSM)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 베이징에 롯데슈퍼 두 개를 개장했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자신이 구상 중인 백화점-대형마트-SSM으로 이어지는 거대하고도 다각화된 유통망을 어느 정도 구축한 셈이다.
여기에 쇼핑몰 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중이며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중국 공략은 신 회장의 ‘글로벌 롯데 만들기’의 일환이다. 해외 영업력을 키워 나가려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은 꼭 거쳐야할 요충지.
우선 롯데그룹의 비전인 ‘2018 아시아 톱(TOP) 10’을 달성하기 위해 신 회장은 중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신 회장이 유통에만 열중하는 건 아니다. 유통과는 전혀 다른 산업인 유화사업에 쏟는 애정과 열정도 남다르다.
롯데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분야가 유화사업이기 때문일까. 신 회장은 초기 경영수업을 유통 부문이 아닌 유화 부문, 그러니까 호남석유화학에서 받았다. 1990년부터 5년간 상무이사 및 부사장으로 일한 후 본격적으로 유통에 발을 들여 놓았으니 관심이 각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화 부문을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란 얘기가 많다. 현재 롯데그룹 내 유화사업 부문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유화 부문 대표인 호남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유통 부문 대표인 롯데쇼핑과 맞먹을 정도다.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을 유통과 ‘투 톱’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온 덕분이다. 2018년 매출 40조원의 아시아 최고 화학 기업이 되겠다는 또 하나의 야심찬 비전은 이런 자신감에서 나왔다.
신 회장은 또 최근 단행한 기업 내 혁신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9월부터 출산한 모든 여직원을 대상으로 별도 신청 없이 1년간 쉴 수 있는 ‘의무 육아휴직’을 실시하고 있어서다. 우수한 여성 인재가 출산과 육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적극 실천에 옮겼다고 한다.
소신 있고 열정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으나 신 회장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둘러싼 신세계와의 땅 싸움,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 불출석,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한 과징금 철퇴 등 몇몇 일들로 인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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