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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내도 할부로' 불황이 바꾼 소비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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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직장인 김지나(27세ㆍ여)씨는 대표적인 온라인쇼퍼다. 필요한 물품들은 대부분 오픈마켓을 통해 구매한다. 장을 볼 때도 대형마트 온라인몰에 들어가서 구입해 배달을 시킬 정도다. 같은 제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돼 편한 것이 이유였다. 결제방법으로 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김 씨는 최근 할부 빈도를 높였다. 이자때문에 가급적 일시불 결제를 했지만 장기화된 불경기에 카드 값에 무리가 오면서 나눠서 결제하는 것이 통장 잔고에 부담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지속되는 불경기에 카드 할부를 외치는 온라인쇼퍼들이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몰들이 다양한 할부 혜택 정책과 할부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극심한 불황 속에서 '일시불 결제'를 부담스러워 하는 고객들의 소비 행태가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처음으로 카드 결제 비중에서 할부가 일시불을 역전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달 기준 일시불과 할부 결제 비율은 4.8대 5.2을 기록했다. 2010년 5.4(일시불)대 4.6(할부)였던 결제 비중은 지난해 5.2대 4.8을 거쳐, 올해 4.8대 5.2로 뒤집힌 것.

11번가 관계자는 "아무래도 가격부담이 큰 상품들에 대한 할부가 주를 이뤘다"며 "TV, 냉장고, 노트북 등 디지털 가전 등의 할부가 많았다"고 말했다.


옥션과 G마켓 역시 지난 달 기준 일시불 결제보다 할부 결제 비중이 높다고 밝혔다.
옥션 관계자는 "12개월 무이자할부 등 카드사와 제휴해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것도 할부 결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픈마켓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무이자할부행사를 진행 중이다. 11번가는 오는 31일까지 신한, 삼성, 외환 등 주요 카드사와 손잡고 최대 11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는 '내 맘대로 무이자할부'를 진행한다. 옥션과 G마켓 역시 12개월 무이자할부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극심한 불황은 상대적으로 손이 큰 남성들의 체면치레마저 바꿨다.


11번가에 따르면 2010년에는 3.4대 6.6으로 여성의 비율이 훨씬 컸던데 비해 지난 해 3.8(남성)대 6.2(여성), 올해는 4.5대 5.5로 남녀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퍼인 직장인 민성호(33세ㆍ남)씨는 "평소 온라인이나 일반 매장에서 구매할 때 카드 할부를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이래저래 돈 나올 곳도 마땅찮아 할부로 바꾸게 됐다"며 "매달 카드 값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극심한 불경기에 '할부'로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 '일시불'보다 선호되는 결제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에 비해 할부 결제를 꺼리던 남성 고객들의 할부 결제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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