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소통'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공익'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기본'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고객'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장이 올 한해 마지막 분기의 경영 화두로 꼽은 것은 '내실경영'이다. 은행들 간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차별 논란 등 최근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지면서 내부적인 '리스크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 사항이 됐다.
은행별 상황에 따라 '같지만 다른' 은행장들의 4분기 경영 전략을 키워드를 통해 점검해봤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강조한 것은 '소통'이다.
김 행장은 4일 4분기 조회에서 "현재와 같이 영업환경이 어려울 때는 부서 간의 긴밀한 정보공유와 협조를 통해 새로운 영업기회를 창출해 영업점에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부서간의 원활한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부서 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올해 하나금융그룹이라는 한 울타리에 놓인 하나와 외환 두 은행 간의 소통도 강조했다.
김 행장은 "올해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그룹의 한 가족이 된 출발점이었다면 내년부터는 두 은행 모두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도약의 시기"면서 소통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가 일어나야 할 것임을 역설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공익'이다. 이는 은행권의 신뢰회복 움직임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실제 우리은행이 이달부터 실시하기로 한 '넘버원 코리아'이벤트는 이 행장의 지시에서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을 기념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우대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이달 중 실시될 예정으로 미리 발표된 것"이라며 "아직 상품에 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지만 실적보다는 공익을 위한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행장은 지난 7월 28일 임직원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참 금융 실천결의대회'에서 "요즘처럼 경기가 나쁘고 기업과 국민들의 어려움이 커질수록 은행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요즘 '기본'과 '원칙'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는 지난 8월 1일 민 행장이 임원 및 부점장 1260명 전원이 모인 가운데 '정도경영 실천 선언식'을 가진 이후부터다.
당시 대출서류 임의 변경으로 조작 의혹에까지 휩싸이자 민 행장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영업문화를 정착해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 행장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창립기념일에 맞춰 한층 강화된 정도경영에 대한 의지와 방안 등을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화두는 '고객 중심'이다.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고객의 입장에서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것. 금리 차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후 더욱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 행장은 고객의 성공을 위해 고객과 손을 잡고 함께 크는 '상생진화(相生進化)'를 강조한다"면서 "특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단순 방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틀에서 살펴보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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