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종의 상승세를 견인할 모멘텀이 줄을 잇고 있다. 원화강세와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든 여행사가 좋은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하나투어 모두투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는 한편 세컨티어(2순위) 업체들의 투자에는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9월 25일 설악산에 첫 단풍이 시작됐다. 평년에 비해 2일, 지난해보다는 9일이나 이른 시기다. 이 속도를 유지할 경우 10월 중순쯤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이다.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단풍을 즐기는 여행객이 매년 늘어나면서 ‘단풍놀이’는 대표적인 가을 여행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여행사의 휴가 특수는 여름에서 가을로 이어진다.
실제로 여행 업종은 미국의 양적완화 등 글로벌 이벤트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강세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름휴가 특수가 끝나는 9월 초쯤에는 상승세가 잦아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 중추절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여행업종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
2010년 호황을 누렸던 여행 업종은 지난해 지뢰를 만났다. 지난 3월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유로존 문제 확대 등으로 환율이 급등한 것. 이로 인해 여행업계는 예상외의 부진을 맞았다. 하지만 올 여름 휴가 특수를 시작으로 여행 업종의 강세가 시작됐다. 이 상승세를 하반기까지 이끌 모멘텀 또한 충분하다는 평가다.
가장 강력한 모멘텀으로 원화강세를 들 수 있다. 최근 환율은 연중 최저수준에 근접하는 등 하락 추세다. 지난 9월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하락한 1114.8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연중 저점을 경신했다. 이는 최근 10개월 중 최저치다. 27일에는 연저점보다 소폭 상승한 111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여행 업종의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심상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여행업에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환경 덕분에 모두투어가 올해 전년대비 16.4% 증가한 1350억원(별도기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여름휴가 특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3분기 실적 또한 전년 동기대비 12.9% 오른 410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원화강세로 인해 내국인의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줄어 여행객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상품에 주력하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곳은 전국 6000~8000여개의 협력 여행사 및 온라인포털, 쇼핑몰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 도매 전문사이기도 하다.
원화강세의 뒤를 받쳐주는 모멘텀으로는 중국의 황금연휴가 있다. 중국은 최대 명절인 국경절이 중추절과 겹치면 8일간(9월 30일~10월 7일)의 연휴가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는 8월부터 한국 비자 발급 절차가 간소화된데 이어 영토분쟁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점을 고려할 경우 이번 연휴기간에만 10만 명가량이 국내에 입국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년 중국인 입국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황금연휴기간 이후에도 중국 관광객 효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2010년 187만 명에서 2011년 222만 명으로 18.7% 가량 증가했다.
저가 항공의 증가도 호재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저가 항공사가 늘어나면서 좌석 확보가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기저효과도 여행업종의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하반기에 남아있는 휴일 또한 여행사들에게는 실적개선의 기회다. 연말 연초 및 1월 1일 신정 휴일이 징검다리 연휴가 가능해 그에 따른 여행객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투자 기업 선별시 유의
모처럼 여행업황이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지만 여행사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해외여행 도매 판매를 전문으로 하며 국내 여행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 2위를 유지 중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긍정적인 반면 세컨티어(2순위) 업체인 레드캡투어 등에 대해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보이고 있는 여행업종 강세 또한 대부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이끌고 있다”며, “실적이 다소 부진한 세컨티어 업체들이 체질개선을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행업종의 투자를 결정할 때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모두투어의 경우 여행업에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매크로 환경과 전년도 부진했던 실적 기저효과, 인바운드 여행객 수요 급증 수혜 등으로 올해도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한 인바운드 관련 자회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모객수는 2011년 13만 명에서 올해 20만 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되며 이중 절반 수준이 중국 관광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전년대비 16.4% 증가한 135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투어 역시 과거 10년 동안 투자한 신규 사업과 자회사가 올해부터 의미있는 기여를 할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받지 못했던 자회사 가치는 올해부터 적정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 자회사 순이익은 본사 별도 순이익 대비 약 20%로 추정되고 2013년 기여도는 약 26%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는 기존대비 22% 상향조정한 67000원을 제시했다.
투자포인트
하나투어
▶ 자회사 턴어라운드로 연결 순이익 2012년 20%, 2013년 26% 추가 발생 전망
▶ 3분기 전년 동기대비 57% 증가한 142억원, 4분기 277% 오른 61억원 영업이익 달성 기대
▶ 지난해 10월 태국 홍수 기저효과로 4분기 실적 모멘텀 강할 것
모두투어
▶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기저효과
▶ 인바운드 여행객 수요 급증 수혜
▶ 올해 전년 대비 16.4% 오른 13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실적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
자료 : 대신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믹 리뷰 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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