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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女星<19>]맥도날드 직원이 어느덧 인사팀 女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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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女星 임원 꿰찬 1세대 그녀들의 Success Diary]
<19>이은영 한국맥도날드 인사팀 상무

[파워女星<19>]맥도날드 직원이 어느덧 인사팀 女상무 이은영 한국맥도날드 상무 ▲1966년 서울 출생 ▲1989년 이화여대 체육학 학사 졸업 ▲1990년 한국맥도날드 종로점 매장관리직 직원 ▲1994년 압구정점 레스토랑 매니저 ▲1995년 오퍼레이션 컨설턴트 ▲1997년 교육팀 트레이닝 컨설턴트 ▲1999년 인사팀 HR 컨설턴트 ▲2006년 인사팀 팀장 ▲2009년 근로자의 날 국무총리 표창 수상 ▲2009년 인사팀 이사 ▲2012년 인사팀 상무 ▲2012년 한국 여성 리더십 네트워크 의장 ▲2012년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MBA(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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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직원은 상무됐고
후배는 신랑됐죠
살림살듯 매장 운영
여자가 더 벌어요

매장 직원 출신 첫 여성 임원
회사 옮겨 같은 일하는 것보단
같은 회사서 새로운 일 잘해야


똑같은 시간 일하더라도
창조적 몰입해 회사에 공헌하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학창 시절엔 운동을 했다. 중ㆍ고등학교 시절 핸드볼 선수였다.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169cm(지금은 172cm). 초등학교 때 이미 '아줌마' 소릴 들었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다. 이화여대 체육학과에 무난히 합격했다.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교편을 잡겠다고 마음먹었다. 대학 졸업 후 1년여 기간제 교사를 했지만 정교사가 되는 것이 시급했다. 4남매의 맏딸로 가정에 경제적인 보탬이 돼야 했다.


최종 면접을 본 한 사립고에서는 그러나 당시 집 값 만한 돈을 요구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눈물을 삼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돈 때문에 자식이 직장에 못 들어갔다'고 행여나 자책할 부모님 생각이 먼저였다. 운동도, 선생님의 꿈도 저버린 그의 인생에 돌파구는 있었을까.


20년이 훌쩍 넘은 이야기를 하는데 막힘이 전혀 없다. 단순히 기억만 되살리는 게 아니라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로 돌아간 듯 팔팔했다.


"하필 그날따라 비가 내렸어요. 집에서 엄마 손을 잡고 펑펑 울었죠. 그 때부터 신문 구인 광고를 보기 시작했어요. 운명처럼 눈에 들어온 광고 단어가 있었는데 가슴이 벌렁거리더군요.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을 때였으니까."


맥도날드와의 인연은 그렇게 우연히 시작됐다. 맥도날드에서만 올해로 22년째. 햄버거 파는 직원으로 시작해 인사팀 상무 자리에 올랐다면, 그의 살아온 인생이 궁금해야 정상이 아닐까.


이은영(46) 한국맥도날드 상무를 운명적으로 잡아당긴 광고 카피는 '진정한 리더를 찾습니다'였다. 그의 나이 24살 때다. 1990년 6월 한국맥도날드 종로점 직원이 됐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2012년 9월. 남편과 중3 아들을 둔 이 상무는 학창 시절 숨겨뒀던 '커리어우먼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의 실현을 만끽하고 있다.


◆'너는 나의 운명'인 이유, 3가지


'진정한 리더'라는 단어에 끌려 종로점에 지원했지만 보기 좋게 낙방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운동만 할 줄 아는 소극적인 성격이었으니 점장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로 종로2가에 있는 학원을 들락거리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그 점장(지금은 영업 이사로 근무 중)을 만나게 됐다.


"저 기억하시겠어요?"


"떨어뜨려 미안해요"


"괜찮아요. 다음에 또 지원할 건데요, 뭐!"


짧은 시간의 넉살 좋은 대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점장의 추천으로 덜컥 입사가 결정됐다. 이 상무는 "그 때 지하철에서 점장을 만난 것이 첫 번째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압구정점에서 점장 바로 밑 서열로 레스토랑 매니저를 맡을 때다. 얼굴 작고 뽀송한 피부에 착하게 생긴 남자 후배를 책임지고 교육시키라는 특명을 받게 됐다. 3살 연하의 남편을 처음 만나 사랑을 키운 곳이 바로 맥도날드다.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경제적으로 부모님한테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워낙 싹싹해서 우리 부모님에게 잘 하는 남편, 맥도날드가 아니었으면 못 만났을 겁니다. 지금도 저만 빼놓고 엄마랑 몰래 둘이서만 점심 데이트를 하곤 해요." 남편 자랑은 끝날 줄 모른다.


세 번째 운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사 담당 일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 상무는 "매장에서 시작했고 영업에서 크고 싶었지만 꿈에도 없던 HR(인사팀)에 가게 돼 그만두란 뜻인가 착각을 했다"고 전했다. 불과 3개월 뒤 그는 "HR에 10년 있었던 사람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매장에서 몸소 느낀 점을 본사에서 직접 해결하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 세 가지는 의도했던 바가 아닌데 운명적으로 다가왔어요. HR을 거부했다면 지금 이런 인터뷰를 하고 있을까요? 저 자신도 몰랐던 HR 업무와 맞는 특성을 발견하게 됐어요. 매장 출신이란 점이 큰 도움이 됐죠."

[파워女星<19>]맥도날드 직원이 어느덧 인사팀 女상무 이은영 한국맥도날드 상무 ▲1966년 서울 출생 ▲1989년 이화여대 체육학 학사 졸업 ▲1990년 한국맥도날드 종로점 매장관리직 직원 ▲1994년 압구정점 레스토랑 매니저 ▲1995년 오퍼레이션 컨설턴트 ▲1997년 교육팀 트레이닝 컨설턴트 ▲1999년 인사팀 HR 컨설턴트 ▲2006년 인사팀 팀장 ▲2009년 근로자의 날 국무총리 표창 수상 ▲2009년 인사팀 이사 ▲2012년 인사팀 상무 ▲2012년 한국 여성 리더십 네트워크 의장 ▲2012년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MBA(석사) 졸업


◆'사람'이 근간인 회사, 문화의 맥 잇겠다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이 남긴 말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이 햄버거를 서빙하는 회사가 아니고, 햄버거를 서빙하는 사람의 회사다."


이 상무가 처음 맥도날드를 택했던 것도 가족 같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그는 "1만명이 넘는 직원에게 왜 맥도날드를 다니느냐고 서베이(설문조사)를 했더니 첫 번째로 가족 혹은 친구 같은 분위기를, 두 번째로는 사고와 일의 유연성, 그리고 성장의 기회를 담보하는 미래를 마지막으로 꼽았다"고 들려줬다.


한국맥도날드 내 '매장 관리직 출신 1호 여성 임원'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이 상무지만 사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당장에 한국맥도날드의 최고경영자(CEO)인 션 뉴튼 대표는 1985년 16살의 나이에 호주에서 크루(매장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해 내부 승진한 케이스다.


이 상무는 "직원의 70%가 크루 출신으로 성장할 만큼 철저히 능력을 토대로 평가를 받는 열린 문화"라며 "단순히 햄버거를 많이 파는 걸 중요시하지 않고 즐겁고 신나게 일하도록 문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올해 인사팀 상무로 승진하고 난 뒤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건 이런 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데 공헌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매장 하나하나가 HR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본사 인사팀이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각 점장이 회사의 인사 시스템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거죠. 사장님께서 이런 말을 했어요. 진급을 하면 파워가 생겨 책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질 일이 많아져 파워가 뒤따르는 거라고. 포지셔닝 파워로 무언가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단순한 지시로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한계가 있고 자발적인 동기 부여를 주도록 하는 게 리더의 역할 같아요."


◆직원 70%는 여성, 기회는 열려 있다


올해는 직함이 하나 추가됐다. 코리아 우먼스 리더십 네트워크(KWLN) 의장을 맡게 된 것이다. 남자 둘을 포함해 관리자급 15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성(性) 차별 없는 회사를 지향한 데서 비롯됐다.


이 상무는 "여성을 키우기 위함이 아니라 똑같은 능력이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위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전 세계 119개국에서 3만3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는 인종이나 성별, 연령 등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면 존립이 힘겨운 비즈니스 구조다.


"한국맥도날드의 직원 70%는 여자입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여러 걸림돌에도 여성의 잔존률이 훨씬 높아요. 매장도 자기 집 살림처럼 알뜰하게 잘 꾸려요. 그래선지 여점장의 매장 프로핏(수익)이 더 좋답니다."


하지만 여성을 배려하고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할 메시지도 분명했다. 인위적일지언정 다양성을 인정하려는 노력과 남과 비교해 자신만의 무기는 하나 이상 갖춰야 조직 내에서 성장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이 상무는 "젊은 친구가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는 같이 일하는 상사나 팀 등 인간관계 탓이 큰데, 절대적으로 여성이 조금 더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착실한 근무 태도나 눈에 빤히 보이는 로열티로는 부족하다는 말도 곁들였다.


"현대 사회는 로열티로만 똘똘 뭉친 직원을 원하지는 않아요. 똑같이 8시간을 일해도 회사에 무언가 공헌을 해야 한다는 얘기죠. 조직을 위한 충성과 근면은 물론 필요하지만 추진력과 창조적 몰입(만들어 내면서 완전히 몰입하는 것) 등의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입니다."


◆변덕쟁이, 50대 새로운 꿈을 꾸다


변덕이 심해 같은 일도 항상 다르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다. 이 상무는 "급여 담당에서 채용으로 옮길 경우 이전 사람한테 인수인계 받은 내용을 그대로 하면 혼을 낸다"며 "하던 것만 고집하면 의미가 없고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절대 배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을 옮기는 것을 경력 관리라고 여기는 세태에 대해서는 "한 회사에서 완전히 인정을 받고 다른 일에 도전하기 위해 이직하는 것은 오케이지만 그 외엔 잘못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회사를 옮기는 것만이 이직은 아닙니다. 부서를 이동하면서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 역시 큰 변화가 아닐까요. 맥도날드에서 배운 것 1년에 하나씩만 꺼내도 10년은 써먹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한 회사에서 성공해 낸 것을 들고 이직하면 새 회사지만 같은 업무를 하겠지요. 그건 변화가 아닙니다."


이 상무는 50대 이후의 삶을 그리며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위로 올라가는 것에 굉장한 가치를 두는, 절대적 지원자 엄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다정한 아빠를 꼭 빼닮은 아들이 보내는 문자 메시지(엄마 오늘도 늦으세요?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하고 오세요)도 새 도전을 하는 데 있어 힘이 된다.


맥도날드에서 더 이상 공헌하기 힘든 한계에 다다랐을 땐 흔쾌히 후계자에 자리를 비워줄 계획이다. 최근 들어 '하고 싶은 일'이 모처럼 생겼다며 들려주는 말.


"아직은 계획일 뿐이지만 향후 HR을 공부하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 마케팅을 접목한 HR을 가르치는 게 하나의 꿈이에요. 엄마한테 박사학위도 따고 싶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시던 걸요. 꿈이 실현된다면 제 나이 50대 후반이겠죠. 50대 새로운 도전, 늦지 않았겠죠?"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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