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사이의 거리를 인정하면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6일 오후 광화문 KT빌딩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8월 소비자물가는 1.2%의 안정세를 보였지만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석유제품 가격도 강세를 보여 서민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표물가 안정에 안주하지 않고 서민생활 밀접품목의 가격안정 기반 구축과 내수활성화 등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식용 가능한 낙과는 범국민 운동으로 팔아주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일은 가공업체가 사들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상추와 시금치처럼 태풍 피해나 일시적 수급불안으로 가격이 오른 채소류는 수요가 몰리는 추석 전에 출하하도록 독려하고,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농협 등을 통해 비축·계약재배 물량을 풀기로 했다. 또 추석 성수품 가격이 지나치게 뛰지 않도록 사과와 배 등 15개 성수품은 평시보다 1.5배 이상 늘려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기름값 오름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먼저 서울을 중심으로 알뜰주유소를 확대해 현재 9개인 서울 지역 알뜰주유소를 25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국회 안에도 알뜰주유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기름값 비싸기로 유명한 여의도 국회 앞 주유소 대신 알뜰주유소를 이용해 세비로 큰 차를 굴리는 국회의원들부터 기름값을 아끼라는 압박으로 읽힌다.
전체 알뜰주유소 기름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삼성토탈의 기름은 구입량을 늘린다. 기존 정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저렴해서다. 10월부터는 석유공사를 통해 휘발유도 직접 수입한다. 첫 도입 물량은 20만배럴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내년까지 전자상거래로 거래되는 휘발유와 경유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 등락에 따른 국내 기름값의 변화를 살펴 면밀하게 분석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유사는 폭리를 노리지 말라는 경고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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