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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뛴 50년·뛸 50년]수출 104등이 7등된 기적…후발국들 "닮고싶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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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무역 1조달러 달성…세계적인 교역 중심지로 자리매김
새 성장동력 발굴·성장이 남긴 문제 해결 등 새로운 과제 남아


[무역 뛴 50년·뛸 50년]수출 104등이 7등된 기적…후발국들 "닮고싶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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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우리나라 수출은 2000년대 들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세계경제의 흐름에 따라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규모 면에서 상당한 성장세를 일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무역을 이끌어가는 무역대국의 위상을 다지게 됐다.


2000년에는 전년 대비 19.9% 증가한 1723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해 쾌조의 출발을 했다. 하지만 2001년 세계경기 침체와 반도체를 비롯한 IT 제품 수출이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전년 대비 12.7% 감소한 1504억달러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한 이래 수출이 감소한 것은 IMF 때인 1998년에 이어 두번째였다. 특히 감소폭도 1998년의 2.8%보다 훨씬 커 적잖은 우려를 자아냈다.

이후 수출은 회복세로 돌아서 성장을 거듭했다. 2004년에는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동시에 호조를 보인 결과 전년 대비 무려 31% 늘어난 2538억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수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9년 만에 세계에서 12번째로 2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나라가 됐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내수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서도 수출은 경제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수출 규모는 급격히 증가, 2년 만인 2006년에는 3254억달러를 기록해 수출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2년 뒤인 2008년에는 4220억달러를 기록해 수출 4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그해에 수입은 4353억달러로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 무역규모가 8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무엇보다 수출 4000억달러 달성은 세계 수출사에서도 보기 드문 경이적인 기록으로, 이미 4000억달러를 달성한 수출 10강 중에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빠른 속도였다. 이는 하루 평균 14시간 통관 업무를 수행할 때 1년 동안 시간당 1억달러를 수출하는 규모다. 1억달러는 중형급 승용차 6000대를 수출하는 것에 해당되는 액수다.


이처럼 파죽지세로 규모를 확대해가던 우리나라의 수출은 2000년대 후반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기의 침체로 큰 타격을 받는다.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기가 침체돼 2009년 우리나라의 수출은 전년 대비 13.9% 감소한 3635억달러로 주저앉았다.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적인 문제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좌초 위기에 직면했던 것이다.


2010년에는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수출증대를 위해 범국가적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인 결과 대부분의 산업이 20~30%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수출은 28.3%나 성장해 4663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대한민국 무역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쌓은 기념비적인 해였다. 2011년 12월5일 수출 5153억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 5000억달러 고지에 오른 것이다. 이와 함께 수입도 4850억달러를 기록해 우리나라는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개막했다.


무역 1조달러 달성은 국가적인 경사였다. 1948년 건국 이후 63년 만에, 1962년 경제개발계획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정부 주도의 수출정책을 추진한 지 50년 만에 이룩한 경이로운 실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고지에 올랐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달성한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8개국이다.


당초 2011년 무역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무역 1조달러 달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강, 자동차,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선전하고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며 수입 역시 원자재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나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원조물자가 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1960년대 척박한 환경에서부터 최근까지 온 국민이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으로 수출증대에 전력해왔다. 그 결과 1962년 세계 수출순위 104위에서 2011년 7위로 올라섰고 50년 동안 수출 규모가 무려 1만배나 증가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이처럼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는 무역과 수출을 통해 산업자본을 축적해왔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중심축으로써 수출은 일자리를 늘리고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재원이 됐다. 사회ㆍ문화적 인프라를 비약적으로 확충하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수출 증대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ㆍ문화의 발전으로 직결됐다. 경제성장에 대한 수출의 기여율은 1970~2010년간 평균 36.5%였다. 1975~2009년간 고용유발 기여는 평균 24.4%에 달했다. 또 수출증대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2009년 원조에 의존하던 최빈국의 지위에서 원조를 받았던 국가 중에서 최초로 원조공여국의 지위로 전환, 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수출은 외환위기 등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 전후 5년간 무역수지 추이는 1993~1997년 470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1998~2002년에는 944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돼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7~2008년 2.7%에서 2009~2010 1/4분기 3.0%로 높아졌다. 이 같은 수출증대 과정에서 축적한 세계적 수준의 산업 인프라는 미래의 성장을 준비하는 귀중한 국가자산이 됐다.


수입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규모와 구조에서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과거에는 식량수입을 비롯해 단순 노동집약적인 제품의 수출을 위한 원자재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 및 전자제품에서부터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재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첨단제품의 수출을 위한 부품ㆍ소재 및 국민생활과 직결된 에너지의 수입이 주를 이뤄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산업을 고도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수입상대국도 1980년 132개국에서 2010년 232개국으로 늘어나 말 그대로 글로벌 무역대국임을 입증했다.


무역 1조달러 시대의 진입은 대외적으로 국가의 위상을 크게 떨친 쾌거였다. 이는 우리나라가 거대 선진 경제권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선언이자 이후 한국산 제품에 대한 후광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징적인 지표가 됐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량이 6.2% 감소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4.0%나 증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무역 1조달러의 달성은 2010년 7대 수출국 지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과 맞물려 우리나라 이미지를 지구촌 교역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무역 1조달러 달성은 국가경제 발전과 대외적인 국가 위상 제고 등 상당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경제에 적잖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무역의존도로 인해 대외 환경요인에 민감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동시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해법 또한 수출과 무역에서 찾아야 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강화, 신흥국으로의 시장권력 이동, 기술의 융ㆍ복합화, 글로벌 네트워크의 급속한 진행 등은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한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와 함께 대기업 중심의 수출과 무역으로 인해 수출 성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현상은 국가의 지속성장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무역 2조 달러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함께 지난 50년간의 성장이 남긴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성장의 온기가 근로자와 국민 모두에게 스며들 수 있는 따뜻한 무역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위한 새로운 무역비전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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