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중국과 한국 기업들이 아시아 국가 중 상대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코트라가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320개사와 중국 기업 50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중국 기업의 41.0%가 향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이어 일본(30.9%)·인도(15.3%)·아세안(11.2%) 순이었다.
한국 기업의 경우 중국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82.2%로 압도적인 1위였다. 이어 아세안(8.8%)·인도(6.6%)로 조사됐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55.6%가 향후 한중 관계를 '협력동반자'라고 답해 '경쟁자'(42.2%)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중국 기업 역시 동반자(69.5%)라는 인식이 경쟁자(29.7%)라는 답변보다 두배 이상 컸다. 동반자로 인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양국 기업 모두 '경제·문화 교류 강화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 증가'를 가장 많이 꼽았다.
양국이 앞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할 사업분야로는 중국 기업이 정보기술(IT) 융합산업(19.2%)을 최우선 순위로 꼽은 반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은 녹색산업(29.0%)과 서비스산업(24.6%) 응답 비율이 높았다. 중국은 한국의 앞선 IT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고 한국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서비스업 진출 확대가 당면과제인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양국 기업 모두 60%가 넘는 찬성률을 보였다. 타결 희망 시기는 '1~2년 내'가 한국 기업 47.0%, 중국 기업 50.9%로 가장 많았다.
한국에 대한 인식에서 중국 기업의 60.7%가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한국 상품에 대한 평가도 보통 이상(보통이다·좋다·매우 좋다) 의견이 58.8%로 과반이었다. 하지만 한국 상품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나쁘다·매우 나쁘다)도 41.2%로 만만치 않았다.
한중 간 기술 격차와 관련해서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은 '한국이 앞선다'는 응답이 66.6%로 단연 많았으나 중국 기업의 경우 '양국이 비슷하다'는 답변이 36.9%로 '한국이 앞선다'(33.3%)는 응답보다 다소 많았다.
2007년 코트라가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같은 질문에서 '한국이 앞선다'(43.9%)는 답변이 '양국이 비슷하다'(40.7%)는 응답보다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이 높아졌다는 인식이 커진 셈이다.
중국 기업들은 지역별로 한국 상품에 대한 인상과 선호 품목이 다르게 나타났다. 내륙 소재 중국 기업의 한국 상품 호감도는 84.5%로 연해지역(23.0%)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구매 희망 한국 상품도 내륙은 IT 제품을, 연해는 의류를 1위로 꼽았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미래 20년 한중 관계는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코피티션 시대가 될 것"이라며 "부품·소재 분야 연구개발(R&D) 공동수행 노력은 물론 한국의 신성장동력 산업과 중국의 7대 신흥전략 산업 간에 새로운 교류협력의 틀을 짜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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