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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신상]앵그리 꼬꼬면, 앙칼진 매운맛과 쫄깃한 면발의 궁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아시아경제신문이 유통가의 신상품들을 미리 체험해보고 독자들에게 감상평을 전달하는 코너를 매주 금요일 운영한다. 기자도 전문가가 아닌 탓에 상품에 대한 이용후기는 전문적인 비평이기보다 '감상평'에 가깝지만 좀 더 소비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보고, 독자의 입장에서 기사를 쓰겠다는 의지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매주 금요일 아시아경제를 통해 색다른 신상품 체험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직장상사의 괴롭힘으로 '열'받은 이 땅의 월급쟁이들. 혹은 라면으로도 떼돈 버는 이경규씨가 마냥 부러운 그대.

◆한 줄 느낌
어, 이거 꼬꼬면인데 색깔이 빨갛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 500ml의 물. 끓기 시작한 뒤 면과 스프를 넣고 3분30초. 라면 끓이기도 매뉴얼 그대로인 김 대리(32)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해 '앵그리 꼬꼬면'으로 최 부장에게 당한 '괴롭힘'을 달래기로 했다. 칼칼한 국물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 최 부장의 핀잔도 저 아래로 쓸려 내려간다. 곧 '방귀'로 기화돼 저 하늘로 날아가리라.

[올댓신상]앵그리 꼬꼬면, 앙칼진 매운맛과 쫄깃한 면발의 궁합 ▲앵그리꼬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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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으로 '앵그리꼬꼬면'의 첫 면발을 집어 들기 전 숟가락으로 국물을 먼저 한술 떠 넣었다. 국물이 퍼지는 순간 김 대리는 느꼈다. "아 그래, 꼬꼬면이라는 라면이 있었지."


지난해 8월 출시돼 반짝 인기를 끌다가 이내 뇌리에 사라졌던 라면 '꼬꼬면'. 앵그리 꼬꼬면은 '꼬꼬면'의 그 맛을 그대로 담고 있다. 닭육수에서 시작되는 부드러운 맛에 청량고추의 매운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냈다. '핫치킨 페이스트'와 '치킨향분말'. 김 대리 당장 겉표지에 적힌 '닭고기'의 흔적을 찾아 냈다.


이경규가 두 번째로 내놓았던 '남자라면'과는 사뭇 다른 맛이다. 남자라면은 돼지고기를 이용해 육수를 냈다. 때문에 약간 걸죽한 느낌이다. 남자라면에서는 최 부장의 '밋밋한 느낌'도 살짝 묻어난다. 그러나 '앵그리 꼬꼬면'은 부드러우면서도 무겁지 않은 '앙칼진' 맛이다. 김 대리는 앙칼진 목소리로 잔소리를 하는 여자친구를 떠올렸다.


만든 이가 중년 남성의 대명사인 이경규 '아저씨'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깔끔한 매운 맛의 비결은 아마도 '액상스프'에 있을 것이다. 스프만 보면 팔도의 대표작 '비비면'을 닮았다. 가루형태가 아닌 시럽 같은 액체로 돼 있어 '텁텁한 맛'이 덜 느껴진다.


또 앵그리 꼬꼬면에서는 하얀 꼬꼬면에서 느끼지 못했던 면발을 맛도 찾을 수 있다. 꼬들꼬들하면서도 적당히 간이 배인 맛. 쉽게 불지 않고 마지막까지 쫄깃한 맛이 살아 있다.


바야흐로 매운맛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대다. 직장, 학교, 인생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매운맛'으로 푸는 세상. 앵그리 꼬꼬면은 이런 이 시대의 사람들의 울분을 달래기에 손색이 없는 라면이다. 신라면의 매운맛이 지겨워진 라면애호가 들에게도 추천해 볼만하다.


다만 달걀 혹은 밥과의 조합은 추천할 만큼은 아닌 것 같다. 마치 최 부장과 한자리에 있으면 기운을 잃는 김 대리와 같다. 면발과 국물의 조합은 좋지만 달걀과 섞이면 국물이 탁해진다. 밥과 섞여도 칼칼한 맛을 잃고 만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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