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
미국 지표만 호조 속 각국 양적완화대책에 관심 증폭
글로벌 경제 흐름은 여전히 터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증시는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7월 수출과 수입 증가세는 지난달에 비해 후퇴했다. 무역수지 흑자폭도 전달보다 줄어들면서 전망치보다 하락했다. 10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중 중국 수출은 1769억4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달에는 11.3% 증가했다.
유럽 재정위기 시작점인 그리스가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현지시각) 그리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그리스의 실업률은 23.1%로 지난달 22.6%보다 0.5% 포인트 증가했다. 자국 내 경제연구소에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작년보다 6.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8일(현지시각)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BOE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영국 GDP 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월 성장률 전망치인 2.5%보다 0.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날 독일 경제부에서는 6월 산업생산이 시장전문가들이 예상한 0.8% 감소보다 낮은 수준인 월간 0.9%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반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다. 9일(현지시각) 미 상무부가 집계한 6월 미국 무역적자는 2010년 12월 후 가장 적은 무역적자 하락폭인 429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11% 감소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독일 등 경제 지표 악화가 터지고 있지만 각국 주요 증시는 악재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경제
세법개정 충격… 철강 해운 등 주력업종 회복여부 관건
국내 경제의 최대 이슈는 단연 정부의 세법개정안이다.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2012년 세법 개정안을 정리하면 ‘부자 감세 기조를 유지했다’는 것으로 귀결지을 수 있다. 이는 법인세 최고구간 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MB정부 집권 초기 25%에서 22%로 낮춘 법인세 최고 세율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이 14%에서 15%로 늘어나는 선에서 그쳤다.
그러나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제한과 소득공제율을 20%에서 15% 하향 조정,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 등으로 인해 금융업계는 이익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법 개정안과 함께 이슈를 받은 것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0%로 유지키로 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금통위는 7월 0.25%포인트 인하했던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기 위해 동결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린다면 경기침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에 대한 조짐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6% 상승했고 올 2분기 0.4% 올랐다는 점에서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지 않았다는 것이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불황이 보다 더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우려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실제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휴대전화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력 업종은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20∼60% 감소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증시
코스피 주간 5% 급등… 각국 부양기대 상승 유지될 듯
지난주 국내 코스피 시장은 큰 폭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1885.88을 기록한 이후 7일과 8일 양일간 강보합세를 유지하다가 9일 옵션만기일에 매수우위를 보이며 2%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의 상승원인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매수하며 급등장을 이끌어냈다.
9일 역대 세 번째 규모인 1조567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지난 10일에도 6587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주간 단위로 5%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1946.40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제한되며 475.51로 마감해 2.18% 오르는데 그쳤다. 코스피와 달리 개인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매도하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외국인은 7월 이후 순매수를 기록한 날이 단 8거래일에 불과할 정도로 코스닥을 외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미국 등 해외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을 감안할 때 최근 급등 분위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의 저점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도 최근 상승세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를 비롯해 해외 성장률 악화 등 경제 악화에 따른 지표가 부진할수록 중앙은행의 부양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 중국의 양적완화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하단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류주형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는 외국인 수급 호조 지속에 기반한 추가 상승 기대감과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 우려에 대한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다음 주에는 상승과 하락 모두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약보합세 지속… 서울 강남구·강동구 크게 하락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의 보합세가 지난주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8월 6일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은 수도권(-0.1%) 아파트 가격이 23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는 부진한 모습이며, 서울 강남구(-0.3%), 서울 강동구(-0.3%), 고양 일산동구(-0.3%), 용인 수지구(-0.2%) 등은 크게 하락했다. 반면 크게 상승한 지역은 천안 동남구(0.3%), 경산(0.2%), 포항 북구(0.2%), 청원군(0.2%)으로 조사됐다.
전세가격도 12주 연속 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대비해 문의는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매매를 기피하는 임차인이 전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상태다. 그러나 임대인이 월세 선호도가 늘고 있어 전세 공급 물량은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세가 크게 상승한 지역은 과천(0.6%), 대구 동구(0.5%), 포항 북구(0.4%), 청원군(0.4%), 광명(0.4%), 경산(0.3%), 청주 상당구(0.2%), 대구 북구(0.2%), 울산 울주군(0.2%) 순으로 조사됐다.
쪾정리 | 최재영 기자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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