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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로 넉달만에 '8천만원' 번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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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투자 수익 13%' 올리는 부동산 투자…침체기에 뜨는 'NPL' 투자비법(1)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김수현씨(61·가명)는 은퇴 후 부동산 경매에 관심을 갖던 중 부동산 부실채권(NPL)이 짭짤한 틈새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여러 자산유동화전문회사(AMC)를 돌아다니며 상담한 결과, D사가 제시한 물건인 강남 대치동 소재 전용면적 104㎡짜리 A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김씨는 등기부등본과 기타 서류를 살피고 일주일 동안 현장 실사를 끝낸 뒤 채권 매입을 결정한다.


이 아파트 감정가는 9억5000만원이며 채권최고액이 6억9000만원(대출원금 5억5000만원)이다. 김씨는 이 아파트 1순위 근저당권을 AMC로부터 6억원에 사들인다. 권리관계 또한 깨끗했다. 4개월 뒤 아파트는 경매를 통해 8억4000만원에 팔렸고 김씨는 선순위배당(관리비, 공과금 등)을 제외하고 6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4개월 만에 8000만원(13.3%)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NPL이 부동산 대안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악화로 채무를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부동산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금융권이 담보로 잡고 있던 물건의 1순위 근저당권을 처분하고 있다.


부동산NPL은 아파트, 상가, 주택 등이 주 대상 물건이다. 1금융권뿐만 아니라 2·3금융권까지 경제 위기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와 BIS비율 하락을 막기 위한 자구노력으로 급하게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있다. 이에 투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NPL물건이 급증하는 추세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2008~2011년 경매에 나온 NPL물건(유찰·중복 제외)을 조사한 결과, NPL물건 수는 2008년 4497개에서 2011년 8544개로 3년 동안 89.99%(4047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금융회사로부터 가장 많은 NPL을 사들이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이 시장에 내다 판 NPL 규모는 원금 기준 7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두 배에 달한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금융기관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물건들도 함께 경매에 나오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경매시장 사정이 어려워도 NPL물건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NPL투자 수익률은 물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은 채권 자체의 가격이 싸기 때문에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최근 개인의 NPL투자 수익률은 평균 10~15%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NPL이 무조건 수익률이 높다는 환상을 벗는 게 먼저다"면서 "옥석을 가려서 권리분석을 정확히 하면 수익률이 높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NPL(Non Performing Loan):
NPL은 금융회사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제때 받지 못한 부실 채권이다. 금융회사는 부실채권을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자산유동화전문회사(AMC)에 싼값(약 80%)에 통으로 매각한다. 투자자들은 AMC를 통해 부실채권을 매입해 담보물건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을 확보한 후 경매를 통해 배당을 받거나 직접낙찰 받는 방식이다. 금융회사들은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NPL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 재정건정성을 유지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는다.


NPL투자가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최근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고 PF 부실사태,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부실채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국이 은행권의 NPL 비율을 1.5%대로 규제한 것도 매물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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