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아무 부양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FRB가 한 번 더 지켜보자는 쪽을 택했지만 시장관계자들은 다음달 12~13일 FOMC에서 FRB가 결국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오는 30일부터 3일 동안 와이오밍주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열리는 FRB의 연례 컨퍼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2010년 11월 FOMC에서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 시행을 발표하기에 앞서 같은 해 8월 잭슨홀 회의에서 2차 양적완화를 시행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1일 FOMC에서 FRB는 추가 부양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당초 시장관계자들은 3차 양적완화 발표는 없더라도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 인하나 제로금리 시한 연장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0%로 인하가 예상됐던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는 0.25%로 유지됐다. FRB는 현재 0~0.25%인 기준금리 유지 시한도 오는 2014년 말까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제로금리 유지 시한이 2015년 6월 말까지로 6개월 연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추가 부양 조치가 발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하면서도 추가 부양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FOMC 성명서 문구에서 드러난 FRB의 경기 전망이 전보다 훨씬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번 성명서에서 FRB는 경기가 다소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6월 성명서에서는 경기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 중이라고 적었다.
FRB는 이번 성명서에서 경제와 금융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절하게 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던 6월 성명서 문구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투자자문업체 DMJ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이번 FOMC에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9월 회의에서는 추가 완화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강력히 시사했다"고 평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1개월 뒤 통화정책 지형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차기 FOMC에서 FRB가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통신은 FRB의 8월 하순 잭슨홀 회의나 9월 FOMC가 대규모 정책 조치를 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25~27일 블룸버그가 월스트리트의 이코노미스트 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9월 FOMC에서 3차 양적완화가 발표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48%다. 이번 FOMC에서 양적완화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88%다.
추가 부양 조치가 발표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이날 뉴욕 증시는 장중 하락 반전해 약세로 마감됐다. 낙폭은 제한적이어서 여전히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우 지수는 전일 대비 0.29% 하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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