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블랙홀'에 당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흡수되자 차별화 전략에 고심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양자 대결에서 안 원장이 47.6%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45.6%)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이전 조사와 비교해 안 원장의 지지율은 2.0%포인트 높아졌고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1.6%포인트 떨어졌다.
안 원장의 힐링캠프 출연 효과에 대해 이 대표는 "관망하던 무당파들을 안철수 지지층으로 유입시키는 효과를 적지 않게 냈다"고 평가했다.
리얼미터가 공개한 7월 셋째주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 급등한 반면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지지율은 하락했다. 대선 다자구도 조사에서 18.8%를 기록한 안 원장은 당내 선두주자인 문재인 대선경선 후보(17.2%)를 제쳤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소폭 상승한 4.6%로 나타났지만 김두관 후보는 5% 선을 지키지 못하고 3.4%로 떨어졌다.
'안철수 블랙홀 효과'가 지지율에서 바로 나타나자 당내 후보들은 대응 전략에 마련에 나섰다. 당내 선두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 '문재인의 힘'으로 맞붙는다. 문재인 후보는 내달 1일 자신의 정책비전을 담은 '문재인의 힘'을 발간한다. 새로 발간하는 책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별 현안을 진단하고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안철수의 생각'이 베스트셀러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문재인의 힘'은 '운명'에 이은 또다른 승부수가 될 것"이라며 "신중히 검토해서 각종 현안에 대해 정책 구상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를 뒤쫓는 추격자들은 속이 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비문 주자들의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이어 전체 대선판이 '박근혜-안철수-문재인'3자 구도 고착화 되고 있어서다. 비문 후보들은 한 목소리로 민주당 자강론을 외치며 '박-안-문' 3자 구도 깨기에 나서고 있다.
비문 후보들은 전날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지금은 안철수 원장과 연대가 아닌 민주당 스스로 힘을 키울 때"라며 "선(先) 자강 후(後) 연대'를 분명히 했다.
김두관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연대해야한다는 원칙에 동의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후보도 "민주당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정의의 사나이' 안철수 교수에게 적절한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학규ㆍ정세균ㆍ김두관 후보는 민주당 자강론을 주장하며 잇따른 공약 발표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손 후보는 '완전 고용국가달성', 정 후보는 '사교육금지법', 김 후보는 '국영정유회사 설립'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일각에서 무리한 정책을 내서라도 여론의 주목을 끌어보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