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전망치 지난해 절반도 못미쳐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극심한 거래부진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로 증권업계의 '어닝쇼크'(실적충격)가 가시화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7개 주요 상장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개 주요 증권사(한국금융지주 포함)의 1분기(4∼6월)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총 230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4796억원보다 52.9%나 급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가 565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4%나 줄어든 금액이다. 두 번째로 이익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삼성증권의 영업이익 예상치 481억원도 작년 삼성증권이 벌었던 945억원의 49%에 수준이다.
작년 1분기 1170억원을 벌어들였던 현대증권의 경우 1분기 이익은 107억원 수준으로 90%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작년 1분기 현대건설 매각이익으로 챙긴 일회성 이익 624억원(세전)을 제외해도 80% 이상 줄어든 어닝쇼크다. 증권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연환산 0.7%에 불과하다. 현재 업계 최다 지점(134개)을 보유하고 있어 고정비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래대금 급감으로 관련 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증권업계의 어닝쇼크가 불가피하다”며 “수익성 둔화에 대응한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자산관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대형사 위주의 접근이 유효할 수 있다”며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한편 실적부진에 따라 증권주 주가도 급락하면서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눠 계산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에 그쳤다. 이는 증권업종의 주가가 장부상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회사별로는 한양증권의 PBR가 0.33배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교보증권과 동부증권이 0.34배, KTB투자증권이 0.36배, 골든브릿지증권이 0.38배, 유진투자증권이 0.39배, 메리츠종금증권이 0.41배, 유화증권이 0.43배, 한화증권이 0.46배 등이다. 전체 증권사 중 주가가 청산가치를 넘는 증권사는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1.95배)과 이트레이드증권(1.04배), 삼성증권(1.29배), 대우증권(1.10배), 한국금융지주(1.09배) 등 모두 5곳에 불과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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