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박주영(아스널)이 부활포를 쏘아 올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박주영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윤석영(전남)이 낮고 빠르게 밀어준 패스를 재치 있는 왼발 뒤꿈치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특유의 골 감각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A대표와 올림픽 팀을 포함해 박주영이 대표팀 경기에서 골 맛을 본 건 9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견인한 박주영은 이후 대표팀과 한동안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소속 팀에서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우려를 낳았던 그는 지난 2월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에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남겼다. 설상가상 병역연기 논란으로 A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박주영은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면서 런던행의 꿈을 이뤘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박주영이 골을 성공시킨다면 본인을 위해서나 팀을 위해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수에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홍 감독의 바람대로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위해 부지런히 찬스를 만들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영리한 움직임을 선보이는가 하면 순간적인 문전 쇄도로 위협적인 슈팅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박주영은 60분 정도 뛰게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기 감각을 빨리 찾게끔 하기 위해 시간을 더 줬다”며 “공격 진영에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의 호흡도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랜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한 박주영은 한동안 공격진의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심하던 ‘홍명보 호’의 확실한 해결사로 입지를 굳혔다. 또한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털어내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본선에서의 활약에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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