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국내 베이커리업체의 양대 산맥인 SPC그룹과 CJ푸드빌이 해외에서도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해외시장 선점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해외 매장 수 기준으로 봤을 때 SPC그룹이 한발 앞서 나가있다면 CJ푸드빌은 국내 외식업체 중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해있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올해 해외에 파리바게뜨 매장 174개점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말 기준 92개점에서 두 배가량 늘리겠다는 것으로 지난 3월 베트남에 첫 진출하면서 이미 100호점을 넘어섰다.
SPC그룹은 현재 중국 91개, 미국 21개, 베트남 2개 등 114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8월 말에는 싱가포르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2004 년 중국 상하이 구베이점에 첫 해외 출점을 낸 지 만 8년 만이다.
SPC그룹은 글로벌 100호점을 시작으로 해외 매장 출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 제과제빵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3100여개 매장 외에 해외 매장 출점이 필수라는 판단 때문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올해를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2015년까지 20개국에 1000개 매장을 열어 해외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고, 2020년에는 60개국에 3000개 매장을 열어 총 2조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베트남에 출점한 지 100일만에 호치민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면서 "개장 초기에 비해 일평균 매출은 30% 이상 증가했고 고객 수도 400명에서 700명으로 늘었다.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의 일평균 고객 수가 250명가량 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3배 가까운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덧붙여 "65년이 넘는 SPC그룹의 제빵 기술과 노하우, 3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제품력 등으로 얼마든지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내년에는 인도, 중동에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SPC그룹이 오는 8월 싱가포르에 출점하는 것까지 포함해 총 4개국에 진출해있다면 CJ푸드빌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개국에 뻗어 있다. 7월 기준 현재 진출한 해외 매장 수는 약 88개로 SPC그룹에 비해 밀리지만 해외 진출 국가 수나 브랜드 수로 따지면 국내 외식 기업 중 최다 규모다.
현재 미국ㆍ중국ㆍ베트남ㆍ영국ㆍ일본ㆍ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ㆍ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 등에 뚜레쥬르ㆍ비비고ㆍ빕스ㆍ투썸이 진출해있으며 이달 중에는 영국 런던에도 출점할 예정 이다. 특히 올해 CJ푸드빌이 해외 출점에 주력하는 브랜드는 비비고와 뚜레쥬르다.
글로벌 한식 전문 브랜드 비비고는 올해 중국, 미국, 일본, 영국 등에 총 20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미 올 초 미국 2호점인 베버리힐즈점, 싱가포르 2호점 등을 내며 6호점으로 확대한 상태다. 이달 중에는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 런던에서 개장한다. 2004년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진출해 전세계 50여 매장을 둔 뚜레쥬르 역시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출점을 포함해 연내 해외에 48개의 매장을 추가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도 올해 업계 최초로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CJ푸드빌의 해외 진출 전략은 '글로벌 K-Food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점이다. 더욱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CJ푸드빌의 브랜드로 전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드라마, 영화에 이은 K-POP의 인기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인지도가 대폭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류의 지속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K-POP의 인기를 K-FOOD까지 이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식문화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만큼 국가 브랜드의 품격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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