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 30대 회사원 A씨의 휴대전화 바탕화면에는 미모의 여자 친구 사진이 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비밀폴더에는 다른 여자들의 치맛속을 찍은 동영상으로 가득하다. A씨가 일명 '스파이캠'이라고 불리는 USB카메라를 운동화에 넣은 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등에서 젊은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것이다. 그는 결국 지난 4월 사당역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무더위가 빨리 찾아왔던 올해, 지하철 내에서 각종 몰래카메라로 여성들의 은밀한 곳을 촬영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 강남역을 지나는 지하철 2호선에서 성범죄가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지하철 성범죄 현황'에 따르면 2분기에 발생한 지하철 성범죄는 338건으로 1분기 127건에 비해 2.66배 증가했다.
상반기에 발생한 성범죄 465건 중 신체접촉은 247건, 신체촬영은 218건이었다.
전동차나 역사 계단 등에서 몰래카메라로 신체를 촬영하다가 적발된 218건 가운데 186건이 2분기에 발생했다. 예년보다 날씨가 빨리 더워지면서 여성들의 노출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전체 성범죄 가운데 범행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노선은 2호선으로 모두 189건(40.6%)이 적발됐다. 이어 1호선 118건(25.4%), 4호선 53건(11.4%) 순이었다.
또 출퇴근시간대 발생한 범행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출근시간인 오전 8~10시대가 120건(25.8%)으로 가장 많았고, 퇴근시간인 오후 6~8시대에도 107건(23.0%)이 발생했다.
장소별로는 전동차 안이 2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역구내가 181건, 승강장이 45건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전체 성범죄 가운데 92건(19.8%)이 금요일에 발생했고 수요일 91건, 목요일 87건이었다.
여성부 관계자는 "대부분 여성이 피해를 봐도 주변 시선이나 수치심 때문에 바로 구조 요청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적극적인 신고와 대처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하철경찰대는 오는 16일부터 9월30일까지를 '성추행 특별예방ㆍ검거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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