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인기그룹 '지누션'의 멤버 지누(본명 김존)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수만 에스엠을 필두로 양현석(와이지엔터), 박진영(JYP엔터) 등이 수백억원대에서 천억원대 주식부자로 등극한 것을 생각하면 지누의 '대박'은 새삼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에스엠 등의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으로 2000% 이상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의외로 스톡옵션이나 주식으로 목돈을 쥔 연예 스타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존씨는 지난 2일 와이지엔터 신주인수권(스톡옵션)을 주당 3214원에 4만7000주를 행사했다. 2일 와이지엔터 종가 4만9050원을 기준으로 하면 주당 4만5836원의 차익을 남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총액으로는 21억5400만원이 넘는다.
지난달 말 와이지엔터 주가가 5만5000원대까지 올랐었고, 스톡옵션 행사주식이 오는 13일 상장되는 것을 감안하면 차익이 몇억원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이번에 행사한 스톡옵션 외에도 같은 가격에 4만6334주를 더 행사할 수 있다. 행사하지 않고 보유중인 스톡옵션의 평가익까지 합치면 대략 40억원에서 50억원 가량의 초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김씨 외에 스톡옵션으로 주목받은 이는 그룹 'HOT' 출신의 강타(본명 안칠현)다. 강타는 2005년 3월 에스엠으로부터 스톡옵션 7950주를 받았다. 행사가는 9243원이었다. 행사기간은 2008년 3월28일부터 2010년 3월27일까지였다. 이 기간 에스엠 주가는 최저 700원대에서 최고 5000원대였다. 스톡옵션을 받은 직후인 2005년 7월 2만원 가까이 갔던 주가가 금융위기 여파로 바닥을 치면서 강타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기회조차 없었다.
강타는 스톡옵션을 받은 이듬해 에스엠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이 유증에는 보아도 함께 참여했다. 두 사람의 유증 참여규모는 9억원 가량이었다. 최근 이때 공시와 뉴스를 근거로 두 사람이 주식으로 대박을 냈다는 기사가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두 사람 모두 에스엠 주식으로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증 이후 잠깐을 제외하고는 몇년간 주가가 산 가격보다 한참 아래에서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두 사람은 나은 편이다. 같은 시기, 엔터주 열풍에 소속 엔터사 주식을 샀던 스타들은 쪽박을 면치 못했다. 2006년 장동건은 반포텍(현 웰메이드)의 3대주주로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 웰메이드 주가는 당시의 1/30 수준이다. 정우성, 전지현, 전도연 등이 유증에 참여했던 IHQ도 6년간 1/4토막이 난 상태다.
시가총액 1조원을 오르내리고 있는 에스엠도 2008년 금융위기때는 시총이 200억원 밑으로 떨어졌었다. 스톡옵션의 단 맛을 보고 있는 임직원들은 이 기간을 함께 한 이들이다. 투자로 재미를 본 이들 역시 남들이 외면할 때 엔터주의 가치를 제대로 보고 주식을 샀다.
'모두가 비관할 때 사고, 환호할 때 떠나라'는 주식 격언은 스타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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