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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2만2천장 기와 잇기 '구슬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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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2만2천장 기와 잇기 '구슬 땀' 숭례문 복구현장에서 지붕공사 기와잇기를 맡은 번와장 이근복 선생이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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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정민 기자]숭례문 기와잇기 작업이 시작됐다. 번와기술자들의 손길도 분주한 모습이다. 숭례문 2층 지붕에 보토(흙)가 깔렸다. 그 위에는 전통 기왓장들이 겹겹이 쌓여 지붕을 덮을 순서를 대기 중이다. 숭례문 복구 번와장은 암막새(지붕 바닥면에 제일 먼저 시공되는 기와)에 이어 지붕 꼭대기까지 하나씩 기왓장들을 일렬로 정비한다. 기왓장들 사이로 흙을 채워 정돈하고, 기와 모서리를 정으로 다듬기도 한다. 누런 흙색에서 여러 빛깔을 감추고 있는 잿빛 기왓장들이 조금씩 지붕을 점령해 갔다.

12일 찾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4가 국보 1호 숭례문 복구현장. 이곳엔 전남 장흥과 충남 부여 전통문화대학교 가마터에서 만들어낸 전통기와들이 쌓여 있다. 기계로 만들어낸 기존 기와들의 색깔이 천편일률적인 검은 빛이다. 반면 전통기와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져 가마에 구워내 회색바탕에 다양한 빛을 드러냈다. 숭례문 지붕에는 이런 기와가 총 2만2000장이 들어간다.


이날 현장에는 기와잇기 작업을 뜻하는 '번와'의 총 책임자 이근복 선생이 지붕공사를 담당했다. 목공사가 모두 마무리된 2층 지붕은 번와장 이근복 선생의 지휘 하에 차곡차곡 전통기왓장들이 쌓여갔다. 서까래 위 지붕부분 깊은 곳에 적심을 눌러 박고 그 위에 부토가 깔린 뒤 기와가 얹어진다.

이번 지붕공사에는 특히 '강회다짐'이 빠진 게 특징이다. 강회다짐은 1960년대 말 적용 당시 전통기와 품질이 나빠져 겨울에 얼어붙거나 깨지는 등 문제가 많아져 그 대안으로 지붕 속 기와대신 사용한 것이다. 보토나 적심이 내려앉아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역할도 했다. 한데 지난 2010년 2월 8일 화마를 겪은 숭례문의 화재진압의 큰 애로사항이 바로 단단한 '강화다짐'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이근복 선생은 "강회다짐이 방수와 하중을 견뎌내는 데 필요한 것이었는데, 화재당시 문제로 지적만 되는 것은 부분적인 해석일 수 있다"면서 "어쨌든 이번엔 수분을 흡수해줄 보토와 하중에 견딜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됐다"고 말했다.


전통기와는 수분을 흡수해 내려보내기 때문에 그 밑에 깔린 보토는 아래 목재들이 썩지 않도록 수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또 보토가 가진 생석회라는 성분은 목조건축에 풀이 나거나 흰개미가 생기는 것을 방지해 준다. 이 선생은 "보토는 진흙이 60%, 마사토가 30%, 생석회가 10% 들어간 것"이라면서 "시멘트 수명은 100년이지만 생석회는 1000년인데 전통건물을 짓는데 이것을 안 섞는 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선생과 번와인력들은 암막새부터 용마루(지붕 꼭대기)까지 지붕 아래에서 위로 오르내리며 기와 잇는 작업에 열중했다. 지진 등에 기와가 밀려내리지 않게 암막새에 구멍을 뚫고 구리선을 묶어 적심에 와정이라는 전통 못을 박아 뒀다. 보토위 바닥 기왓장들이 모두 채워지면, 그 위에 홍두께흙을 놓고 수키와를 또 잇는다.


지난 3월8일 상량식을 거행한 숭례문 복구공사는 6월 현재 80%의 공정을 마쳤다. 현재 2층 기와잇기 공사가 마무리되면 다시 1층 목공사를 내달 15일까지 마무리하고 동시에 번와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체 기와잇기는 오는 8월초께 마쳐진다.


단청공사는 이달부터 내부단청을 시작해 10월 초순까지 외부단청을 완료될 예정이다. 이 공정은 홍창원 단청장의 총괄하에 1963년 중수공사 당시의 단청문양을 기본으로 전통안료와 아교를 사용한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석간주(石間朱 산화철을 많이 함유해 빛이 붉은 흙), 호분(胡粉 고운 조개 가루), 먹을 제외한 안료와 아교는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을 사용한다.


최종덕 문화재청 숭례문복구단장은 "단청까지 다 마친 후 스프링쿨러, 감시시스템 등 방재설비공사를 끝내고 가설덧집을 철거하면 연말 복구된 숭례문의 웅장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숭례문, 2만2천장 기와 잇기 '구슬 땀'




오진희 기자 valere@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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