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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 상량식.."천지신명님, 남은 공정도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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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 상량식.."천지신명님, 남은 공정도 지켜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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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대들보를 올린 이후에도 복구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돼 숭례문의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이 다시 당당하게 설수 있도록 가피하여 주시옵소서."

8일 거행된 숭례문 복구 상량식(上樑式)에서 축문을 읊은 중요무형문화재 41호 황규남 씨는 이같이 천지신명께 빌었다.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4가에 자리한 숭례문은 4년 전 화재를 딛고, 상부에 올릴 나무 부재(대들보)에 상량문을 담아 목재조립 시연을 벌이는 상량식을 맞았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가까이 숭례문의 복구와 마무리 공사를 축원하기 위해 600여명이 넘는 인파가 상량식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 찬 문화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전재희 새누리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과 최창식 중구청장,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 목재로 쓰인 소나무 기증자, 신흥수 대목장을 비롯한 장인들, 문화재 관련단체, 공사 관계자들이 모였다. 안전을 위해 관람 인원이 제한된 상량식 이후, 숭례문을 보기위해 50~70대 중심의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축원에 앞서 종묘제례보존회에서는 8명의 인원이 등장해 오방색 전통유교의례복장을 입고, 제사에 쓰일 음식인 떡, 밤, 대추, 육포, 전 등과 술, 향로를 갖추고 절하며, 맑은 술을 잔에 붓고 제단에 올리는 제를 모셨다. 30여분 넘게 진행된 이 의식에 함께 자리한 이들도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서 너 차례 앉은 의자에서 기립해 묵념했다.


이어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 찬 문화재청장이 제단 뒤에 마련된 숭례문 상부 나무 부재에 다가가 네모난 구멍 속에 상량문을 함께 넣고 뚜껑을 닫아 나무망치로 두드려 봉안했다.


상량문이 담긴 대들보를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의식도 거행됐다. 귀빈 중 28명이 앞으로 나와 대들보와 연결된 색색의 천들을 하나씩 잡아 올렸다. 노랑, 파랑, 빨강, 흰색 천이었다. 오방색 중에 빠진 검은 색은 앞서 제례를 올린 이들의 복식에서 중심색이었다. 귀빈들이 천을 끌어 당겼지만 대들보는 움직이지 않았다. 몇 차례 실패를 거듭하다 대들보는 무사히 숭례문 위쪽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위로 들어 올린 대들보 아래에는 서예가 정도준씨의 휘호가 멋있게 쓰여 있었다. '서기 2012년 3월8일 복구 상량'(西紀二千十二年三月八日復舊上樑)의 총 15자. 먹으로 쓴 붓글씨였다. 대들보는 숭례문 상단 양 나무 기둥에 딱 맞게 안착됐다. 상량식의 마무리였다.


이날 최광식 장관은 "상량식은 건물 상부 목 부재를 올리면서 거의 완성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의식이며, 남은 공정도 잘 이뤄지길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현재 78%의 공정이 끝났고, 양 성곽의 경우 90% 복구가 마무리돼 앞으로 기와, 단청, 방재시스템을 갖추고 올 12월 완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는 우리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었다"면서 "최근 한양도성을 돌며 성곽을 걸었었는데 천년만년 후손들에게 우리 문화재를 부끄럽지 않게 남길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숭례문 복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신응수 대목장(大木匠)을 비롯한 우리나라 최고의 장인들이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해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숭례문은 추녀와 서까래를 설치한 다음 지붕에 기와를 잇고 단청과 방재시스템을 10월 말까지 설치한 후 가설 덧집을 해체하고 주변을 정비해 복구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숭례문 복구공사는 지난 2008년 5월 '숭례문 복구 기본계획'에 따라 원형대로 복원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정해 원형고증을 위한 관련 용역과 발굴조사, 자문회의 등 절차를 거쳐 복구 설계를 완료한 후 2010년 1월 문루 해체 등 본격적인 복구공사를 시작했다. 이어 기증받은 소나무를 다듬고 재사용할 수 있는 목재들을 골라내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올리는 등 목재 조립을 마치고 이번 상량에 이르게 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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