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핀란드, 싱가포르, 이스라엘. 우리나라와 국토 규모나 인구 등이 비슷하되 경제적으로 더 앞서나간 '강소국'들이다. 이스라엘은 1인당 GDP 3만불을 넘어섰고 핀란드와 싱가포르는 5만불에 가깝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학기술 경쟁력이다. 우리나라도 강소국 반열에 진입하려면 어떤 과학정책이 필요할까.
7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내놓은 이슈페이퍼는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소국 진입을 가로막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학정책도 바뀌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과학기술을 다루는 행정체계도 쉴새없이 바뀌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과학기술부를 과학기술부총리 체제로 격상시킨 데 이어 2004년에는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한다. 그러나 2008년에는 교육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로 행정체계를 재편한다. 과학계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지 2011년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상설 행정위원회 체제로 개편됐다. 여기에 올해 정권 교체를 앞두고 또 다시 개편 논의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기술분야 최상위 중장기계획인 과학기술기본계획도 정권 변화에 따라 수정돼왔다. 2001년 수립된 제 1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은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계획기간을 참여정부의 집권 기간에 맞춰 2002년부터 2006년까지로 바꿨고 내용에도 변화가 생겼다. 2007년의 제 2차 과학기술기본계획도 현 정부 출범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기본계획으로 수정됐다.
이스라엘의 경우 1985년 과학기술 활동과 관련된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 '수석과학관제'를 도입,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정부 리더십이 강한 싱가포르는 통산산업부와 교육부, 국가연구재단이 연구개발(R&D)을 이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책 추진의 연속성을 뒷받침해 줄 과학기술행정체계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기술 기본계획의 잦은 수정도 5년 단위의 과학기술 중장기 계획 수립을 기본으로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위 3개국과 달리 안정성이 떨어진다.
좁은 영토와 적은 인구수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우수인력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들 3개국의 특징이다. 핀란드는 '우수교수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우수 교수나 연구자를 유치한다. 이스라엘과 싱가포르도 우수 과학자와 연구원 유치를 위한 R&D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우리나라도 WCU,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 등으로 해외 유수인력을 유인하고 있으나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기초기술연구회 13개 출연연에 소속된 외국인 정규직은 2010년 7월 기준으로 8명에 불과하다. 국내 유학생의 국적도 중국, 몽골 등 아시아에 편향돼 있다. 유학을 간 고급 인력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것도 문제다. 미국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유학생 중 미국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비중이 69.2%에 달한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적 일관성 확보다. 김민기 KISTEP 부연구위원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과학기술 행정체계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권에 관계없이 정책을 연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춘 과학기술행정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 수립될 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도 지난 기본계획과의 연계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지속적 해외인력 유치와 정주 인프라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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