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종근당·JW중외제약 내년 한판승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당뇨병치료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시장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는데 재편되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에는 국산신약까지 가세하며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3곳이 당뇨신약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LG생명과학이다. '제미글립틴'이란 이름의 당뇨신약은 이미 임상시험이 끝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약허가 신청서가 접수됐다. 이 약이 최종적으로 허가를 받으면 최초의 국산 당뇨신약이 된다.
두 번째 신약은 종근당의 '로베글리타존'이 될 전망이다. 역시 식약청에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상태다. JW중외제약도 'CWP-0403'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임상시험을 마치고 허가신청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의 특이한 상황 때문이다. 4월부터 건강보험 의약품 가격이 일제히 인하됐지만 당뇨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약가인하는 복제약과 특허만료 신약에만 적용된다. 그런데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특허가 살아있는 신약이 주도하고 있어 약가인하 타격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당뇨병 치료 패턴이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기간 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약은 DPP-4 계열이라 불리는 제품들이다. 현재는 모두 수입품만 있다. 과거 잘 나가던 약들이 약가인하로 줄줄이 매출하락을 경험하는 가운데 수입품 신약 자누비아와 가브스는 30∼50% 수준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LG생명과학과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약이 바로 DPP-4 계열이다. 두 약이 내년쯤 시장에 나오면 수입품들과 3500억원 시장을 둔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된다. LG 관계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로베글리타존은 DPP-4 직전에 나온 'TZD' 계열에 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TZD 당뇨약은 딱 2개가 개발됐는데 두 약 모두 안전성 문제로 시장에서 지지부진 하고 있다. TZD에 대한 우려는 때마침 나온 DPP-4 계열에 의사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이전되는 효과를 냈다.
종근당의 TZD 시장 공략은 이런 복잡한 시장 상황에서 매우 특이한 전략이다. 비록 안전성 우려가 있었지만 이론적으로 TZD 약물에 대한 의사들이 신뢰도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보건당국이 값비싼 DPP-4 약물의 사용을 줄이고 저렴한 약물 처방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종근당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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