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충남 금산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인삼'이다. 그럼 여행지로서 금산을 물어보면 "음~뭐가 있나요?" 이런 질문이 되돌아온다. 그만큼 금산은 여행지보다 인삼 주산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조금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볼만한 곳이 꽤 있다. 금강의 또 다른 이름 적벽강(赤壁江)도 좋고, 반짝 반짝 빛나는 예쁜 절 보석사도 있고 산도 좋다.
그 중 적벽강을 빼놓고 금산을 이야기 할 수 없다.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뜬봉에서 발원한 금강이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에 이르러 억겁의 세월 동안 만들어 놓은 작품이 적벽이다.
적벽은 바위산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 또는 중국 양자강 상류에 자리한 적벽강과 모양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적벽'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그 아래 적벽을 휘감아도는 금강 줄기가 바로 적벽강이다. 예로부터 적등강(赤登江), 금천(錦川), 금수(錦水)라 불리며 특유의 여유로운 기품과 멋스러움을 뽐내 왔다.
적벽강의 매력은 원형의 멋과 특유의 아름다움에 있다. 꿈속에 그리던 고향의 강이 이런 것이란걸 잘 보여준다. 콘크리트 제방이 없고, 댐에 허리가 잘려 억지 호수의 모습도 짓지 않는다. 백로 한가로이 노닐고 물오리 수면을 스치며 날갯짓을 하는 곳 말이다.
사계절 절경을 뿜어내는 적벽강을 제대로 즐기려면 뱃놀이가 제격이겠지만 간간히 떠다니는 고깃배가 전부라 뱃놀이를 즐기기에는 여의치 않다. 하지만 강변길 따라 적벽강으로 이어지는 트레킹은 또 다른 묘미를 전해준다.
수통2리 마을회관에서 시작한다. 드라마 '대장금'을 촬영했던 명소로 잘 알려진 수통2리에서 적벽까지는 왕복 약 6km 남짓이다.
수통2리는 당시 드라마 연출을 맡았던 담당 PD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보기 드물다"고 말할 정도로 풍광이 수려한 곳이다. 장금이가 궁에서 쫓겨나 약초를 공부하던 '다재헌' 세트장이 남아 있다.
대장금 촬영지를 나와 수통대교를 건너면 '부리수통마을'이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소나무숲과 인삼밭을 양쪽으로 끼고 가는 이 길은 차량통행이 적고 풍광이 수려해 쉬엄쉬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서 20분 정도 더 가면 부리수통마을 마을정보센터와 정자나무를 만난다.
마을을 돌아서면 이내 적벽교가 나온다. 다리에 오르면 적벽강의 아름다운 강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적벽교 건너편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오른쪽으로 산책로(사색의 길), 왼쪽으로 적벽공원 갈선산 성골사가 표시돼 있다. 적벽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돌면 강변으로 내려선다. 잔디 사이사이로 머리를 내민 이름 모를 풀과 야생화가 수채화처럼 어우러진 꽃길이다.
강변 광장에 나 있는 길을 따라 적벽으로 향하면 붉은 기암괴석을 마주하게 된다. 금강을 적벽강으로 불리게 한 주인공이다.
층암절벽과 좁은 계곡을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곡류(曲流)에 자리 잡은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깊은 물길을 이루는 여울과 조화를 이루며 수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다.
적벽강에는 유독 여울이 많다. 가달이여울, 말골여울, 매바우여울, 엇여울, 쇠목여울, 바릿여울, 지렛여울, 줄바우여울, 쇠똥내기여울 등이 곳곳에서 물길을 재촉하며 멋과 여유의 강에 또 다른 운치를 선사한다.
적벽강을 조금 더 지나면 적벽강길로 다시 오른다. 적벽교를 건너 150m 정도 직진 후 좌회전하면 대벌들녘과 금강이 마주하고 있는 길을 따라 수통대교까지 돌아간다.
금산=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금산IC를 나와 37번 국도 무주방면으로 가다 평촌리, 수통대교 부근으로 가면 된다. (041-750-2393)
△먹거리=금강 줄기에서 자라는 민물고기에 금산인삼을 넣고 끓인 인삼어죽은 전복죽이 울고 갈 정도의 영양식으로 손꼽힌다. 부리면 적벽강 가든(041-753-3595), 제원면 청풍명월(041-752-1920)등이 소문이 났다. 또 추부면에 가면 추어탕을 맛깔스럽게 끓여내는 집들이 많다. 금산읍내 인삼약초거리엔 인삼튀김집이 여러 개 있다. 튀김은 조청에다 찍어먹는데 제법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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