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회사원 A씨는 지갑에 신용카드만 갖고 다닌다. 현금으로 계산하는 것은 아깝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체크카드가 소득공제를 더 많이 해 주지만, 현금서비스 등의 혜택이 부족한 것 같아 체크카드는 갖고 다니지 않는다. 그러다 가끔 신용카드 결제액이 부족해 돈을 못 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요즘에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서를 받아보고 너무 많이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든다.
평범한 회사원 A씨는 얼마나 빚에 중독돼 있는 걸까. 금융감독원의 '자가 채무중독 테스트'에 따르면, 그는 '채무중독 주의 상태'다.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 채무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결제 편의성과 다양한 혜택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쇼핑은 물론이고 대중교통 이용, 문화생활 등 우리 생활 곳곳에 신용결제가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카드는 카드사에서 단기자금을 빌려와 미리 내고 나중에 갚는 엄연한 '빚'이다. 너무 의존했다가는 가계의 현금흐름이 왜곡되는 것은 물론, 과소비로 인해 다른 제2금융권에 손을 벌리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금감원은 채무중독 위험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서민금융 119서비스(http://s119.fss.or.kr/fss) 홈페이지 내에 자가 채무중독 테스트를 마련하고, 자신의 채무 중독 수준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점검 항목은 ▲신용카드보다 현금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신용(부채)발생시 부가되는 각종 수수료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부족하여 연체한 경험이 있다 ▲체크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이자율 차이를 잘 모른다 ▲현대사회에서 금융신용 제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신용카드로 인해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고 후회한 적이 있다 ▲저축만 하고 살아가는 것은 왠지 어리석다는 느낌이 든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주1회 이상 이용하는 편이다 ▲현재 가족(부인)이 모르는 부채를 가지고 있다 등 총 10개다.
이 중 '예'가 3개 이하면 '양호' 수준이며, 3~7개까지는 채무중독 주의 수준, 8개 이상부터는 채무중독 수준으로 분류된다. 채무중독인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결제 패턴을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이 사이트에는 '소비 바이러스 자가테스트'도 마련, 자신의 '소비 중독' 수준도 함께 검증할 수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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